尹대통령 나토 정상회의 일정 수행 뒤 인니 자카르타行

한미일 회담도 추진… 中 왕이와 '관계 개선' 협의 전망

박진 외교부 장관이 13일부터 이틀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다.

12일 외교부에 따르면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수행 중인 박 장관은 이날 오후 항공편을 이용해 자카르타로 이동해 아세안 관련 회의에 임할 계획이다.

자카르타에선 13~14일 한·아세안 및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등에 잇달아 개최된다.

이번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엔 10개 아세안 회원국 가운데 군부 통치 하의 미얀마를 제외한 9개국과 우리나라·미국·일본·중국·러시아를 포함한 11개 대화 상대국 등 총 29개 나라 정부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이번 아세안 관련 회의를 통해 '한·아세안 연대 구상'(KASI) 등에 따른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한반도를 비롯해 남중국해·마얀마·우크라이나 등 주요 지역 및 국제정세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박 장관은 이번 회의기간 일본·호주·영국·유럽연합(EU)·필리핀 등과의 양자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며, 한미일 3국 장관들의 회동 또한 추진되고 있다.

한중외교장관회담의 경우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이 '건강상 이유'로 이번 회의에 불참하면서 일단 불발됐다. 그 대신 이번 회의엔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王毅)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이 참석하기로 했다. 

한중관계는 올 초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 관련 방역 갈등을 시작으로 최근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의 내정간섭 발언 논란 등에 이르기까지 경색 국면이 지속돼온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왕 위원은 최근 공개 석상에서 한중 및 한중일 관계 증진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아세안 관련 회의에서 박 장관과 왕 위원이 만날 경우 한중관계 개선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박 장관은 작년 8월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한중외교장관회담을 당시 중국 외교부장이던 왕 위원과 함께한 적이 있다.

박 장관은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의 한일회담에선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력발전소 내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계획과 관련해 "과학적·객관적으로 안전성이 검증되고, 국제법·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처리돼야 한다 한다"는 우리 정부 입장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하야시 외무상이 함께하는 한미일 장관 회담이 열릴 경우 북한의 도발·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3국 간 공조 방안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북한은 지난 10~11일 국방성 대변인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명의의 잇단 담화를 통해 최근 미군 정찰기가 자신들의 "영공" 및 "경제수역 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하며 군사적 대응을 예고했다. 북한은 5월 말 실패한 정찰위성의 추가 발사도 예고해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