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심사 출석…"재판부에 성실·충실하게 진술"
'우리은행 영향력 행사' 부인…30일 새벽 결론

대장동 로비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박 전 특검은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진실이 곧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특검은 29일 오전 9시40분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박 전 특검은 "여러가지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며 재판부에 사실을 성실하고 충하게 진술하겠다"면서 "진실이 곧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맞냐"는 기자 질문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없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나 "200억원 먼저 요구하고 실제로 8억원 받은 게 맞냐" "화천대유 고문료와 딸이 받은 돈이 이번 의혹과 관련이 있냐" 등 다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오후 2시에는 공범으로 지목된 양재식 변호사(전 특검보)의 영장실질심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두 사람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또는 30일 새벽 결정될 전망이다.

박 전 특검은 2014년 11월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있으면서 대장동 컨소시엄 구성을 지원하는 등의 대가로 민간업자들에게 200억원 상당의 땅과 건물을 약속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200억원 중 3억원은 2015년 1월 대한변협 회장 선거를 앞두고 선거자금 명목으로 박 전 특검에게 현금으로 전달됐다고 보고 있다.

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으로부터 우리은행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 대가로 2015년 4월 5억원을 수수하고 향후 50억원 상당의 이익을 약속받았다는 혐의도 함께 받는다.

양 변호사는 박 전 특검을 위해 대장동 개발 관련 회의에 참석하는 등 실무를 담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앞서 26일 "증거인멸 정황이 있다"며 두 사람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전 특검은 검찰 수사에 대비해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파손하고 사무실 PC 기록 등을 폐기한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