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국경 폐쇄 이후 2020년부터 생필품 부족 사태
"코로나19 아닌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걱정" 우려

북한에서 식량이 부족해서 잇따라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는 현지 주민들의 증언이 외신을 통해 보도됐다.

14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의 지원으로 평양과 중국 국경 근처 마을 등에 거주하는 일반 주민 3명의 인터뷰를 실어 북한의 실태에 대해 전했다. 2020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해 북중 간 국경이 폐쇄된 이후로 북한 주민들이 생필품 부족 사태에 시달려 굶어 죽고 있다는 것이다. 

증언한 이들은 모두 북중 국경 폐쇄 이후 굶어 죽거나 법 위반으로 처형당할까 두렵다고 입을 모아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북한의 상황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이라고 보고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먼저 평양에 사는 여성 지연씨(모두 가명)는 옆집의 세 식구가 집에서 굶어 죽은 걸 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살 수가 없어서 집에서 목숨을 끊거나 죽으려고 산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중국 국경 근처에 사는 건설 노동자 찬호씨는 음식 공급이 너무 적어 마을에서 5명이 굶어 죽었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엔 코로나19로 죽을까 봐 무서웠지만 이후엔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 국경 근처 가까이만 가도 가혹 처벌…"죽기만 기다려"

중국 밀수품을 파는 상인인 명숙씨 역시 북한 장마당에서 팔리던 제품 4분의 3이 중국에서 왔는데 이젠 비어있으며 수입이 대부분 사라졌다고 했다.

그는 이처럼 식량 사정이 나빴던 적은 없었다면서, 아이들을 먹이려 고군분투하며 한 번은 자기가 이틀간 못 먹어서 자다가 죽을 것 같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북한 경제학자 피터 워드는 이 같은 평범한 북한의 중산층 이웃이 굶어 죽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하루 1000명 이상이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했다. 그러나 이 같은 탈출 행렬도 뚝 끊겼다고 현지 주민들은 전했다.

명숙씨는 “지금은 강에 가까이만 가도 가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서 아무도 건너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찬호씨도 “매일 매일 살기가 더 힘들어진다. 한 번 잘못 움직이면 처형”이라며 “우리는 여기 갇혀서 죽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해 탄도미사일 63발 발사시험을 했는데 이 비용은 5억달러(약 6375억원)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북한 연간 곡물 부족량을 채우고도 남는 규모라고 BBC는 내다봤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