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투약 혐의로 체포된 방송인 하일(61·미국명 로버트 할리)가 마약반응 간이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가운데, 경찰은 로버트 할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9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하일을 상대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소변을 받아 간이검사를 실시, 양성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통상 10~14일 정도 기간이 지나면 마약을 투약하더라도 간이검사에서는 음성반응이 나온다. 때문에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점은 하일가 최근에 필로폰을 투약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경찰은 정밀한 감정을 위해 하일의 모발과 소년을 국과수에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 외에도 하일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여러 사실도 확인했다. 하일 계좌에서 지난달 마약 판매책의 계좌로 수십만원이 송금된 사실과 구매대금 입금 CCTV를 확인했다. 또 하일 자택에서 필로폰 투약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주사기를 발견했다.
경찰은 "하씨가 범죄사실 일부를 인정했고 마약류 구매대금 입금도 CCTV로 확인했다"며 "필로폰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 받아 하일를 지난 8일 오후 4시10분께 서울 강서구에서 검거했다. 이후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압송돼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낸 로버트 할리는 9일 오전 10시15분께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이동과정에서 "마약투약 혐의를 인정하냐"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 남긴 채 청사 안으로 향했다.
한편 하일은 1958년생으로 미국 유타주 출신 국제변호사다. 1997년 한국에 귀화했으며 현재 광주외국인 학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익살맞은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로버트 할리의 마약 파문으로 인해 방송가도 비상이 걸렸다. 오는 10일 방송예정이었던 MBC '라디오스타' 로버트 할리 출연분은 그의 분량을 통편집하기로 했다. KBS 2TV '해피투게더4'와 TV조선 '얼마예요' 제작진은 로버트 할리 출연분 VOD 서비스를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