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는 제자, 前총장은 골프장 직원, 前국립중앙의료원장은 부하 직원…
서울대학교 현직 교수, 전 검찰총장, 전직 국립중앙의료원장 등 사회 고위층들의 '성추행' 의혹이 잇따라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수업을 받고 있는 제자나 자신의 영향력 아래 있는 골프장 직원, 부하 직원 등 '乙'의 관계에 놓인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어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서울대 수리과학부 K모(54) 교수가 인턴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검찰 등에 따르면 K 교수는 지난 7월 서울의 한 강변 유원지 벤치에서 서울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회에 참여해 업무를 돕고 있던 인턴 여학생을 자신의 무릎에 앉힌 뒤 신체 일부를 만진 혐의로 현재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윤중기)의 수사를 받고 있다.
K 교수는 검찰 조사에서 이같은 혐의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같은 보도가 나온 뒤 몇 시간만에 서울대 커뮤니티 사이트인 '스누라이프'에 K 교수의 성추행·성폭력 의혹과 관련된 익명의 제보가 잇따라 올라오면서 파문은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피해자라고 밝힌 한 학생은 "'보고 싶다'는 등 남녀 사이 같은 내용의 문자를 2년간 받는 등 괴롭힘을 당했다"며 "K 교수의 행동은 상습적인 행동이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현재 서울대 본부 측은 해당 단과대에 K 교수에 대한 강의 중단을 검토해줄 것만 요청한 상태이며 아직 공식적인 조사나 징계 절차에는 들어가지 않고 있다.
또 12일 오전에는 전직 검찰총장 A씨가 경기도 모 골프장의 안내데스크로 일하던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 11일 여직원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이 여직원은 고소장을 통해 A 전총장이 지난해 6월 늦은 밤, 여직원 기숙사로 들어와 샤워하던 자신을 밖으로 나오게 한 뒤 강제로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 전총장은 "B씨가 회사를 그만둔다고 해서 위로하려고 찾아간 것인 뿐이고 신체 접촉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조만간 A 전총장을 불러 사실관계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어 12일 오후에는 국립중앙의료원장을 지냈던 서울대 의대 교수 윤모(65)씨가 성추행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사실이 알려졌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윤 전 국립중앙의료원장을 성추행 혐의로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원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던 20대 여성의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지속적으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여성은 결국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사직한 후 지난 9월 윤씨를 경찰에 고소했지만 윤씨는 경찰 조사에서 "신체 접촉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윤씨는 원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이 같은 사실이 내부에 알려지자 지난 9월 사퇴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