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대낮에 흉기를 휘둘러 여성 2명을 사망하게 한 김모(42)씨의 범행장소인 부천 중구 원미동의 한 골목에 핏자국 위로 흙이 덮여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께 이곳에서 김씨가 휘두른 흉기에 최모(39·여)씨와 여동생(38)이 찔려 병원으로 후송 중 사망했다. 경찰은 김씨와 최씨 자매가 주차문제로 다툰 적이 있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과 김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2014.11.1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대낮 주택가에서 40대 남성이 평소 주차시비가 잦았던 이웃집 자매에게 흉기를 휘둘러 자매가 사망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동네 주민들은 침통해하며 이웃간 주차시비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표정이다.
11일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경 원미구 중2동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김모(42)씨가 이웃집 여성 최모(39)씨를 흉기로 찌른 뒤 이를 말리던 최씨 여동생(38)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자매는 출동한 119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김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평소에도 김씨와 자매가 주차시비로 다툼이 잦았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주차시비에 의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하고 있으나 김씨가 묵비권을 행사해 조사에 애를 먹고 있다.
주민들은 “최씨 집 앞에 김씨가 주차해 시비가 붙었고, 화가 난 김씨가 흉기를 휘둘렀다”며 "김씨가 정신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참극이 벌어진 이 지역의 주민들은 현재 침통한 표정이다.
이곳은 부천의 구도심으로 평소에도 이웃간 주차시비가 간간히 벌어지는 지역이다.
도로 한편으론 초등학교 담장이, 반대편으론 3~4층 높이의 다가구주택과 빌라들이 평행을 이루고 있다.
다가구와 빌라들이 많기 때문에 단독주택에 비해 주민 소유의 자동차들도 더 많다. 간신히 차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공간만 남기고 도로 양쪽으로 주차를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퇴근 시간이 지나면 주차할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은 날마다 ‘주차전쟁’을 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주민은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다 보니 주차를 하기 위해 동네를 몇 바퀴씩 돌 때도 있다”며 “이웃끼리 서로 의좋게 살아야 하지만 어떨 때는 분을 참지 못해 고성이 오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도로 양편으로 주차된 차량들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대형 화재로 번질 우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천소방서중앙119안전센터 관계자는 “도로 폭이 좁아 도로 양편으로 주차할 경우 구급차가 간신히 들어갈 정도”라며 “구급차보다 폭이 넓은 소방차는 들어가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이웃간 주차시비를 해소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규철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사무처장은 “이웃간 주차시비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주민간 소통이 있으면 얼마든지 해결 가능한 문제다. 단순히 주차장을 늘리는 것에서 만족하지 말고 주민공동체 등을 통한 주민간 소통의 장을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지난 2008년 11월 서울 대조동 다세대주택가에서 당시 47살이던 임모씨가 주차문제로 시비가 붙었던 이웃집 박모(당시 44)씨 부부를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또한 2006년 10월에는 부산 서구 동대신동에서 주차시비가 가족간 싸움으로 번져 1명이 중퇴를 당하는 사건도 있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