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위챗 금지하면 아이폰 전세계 판매 30% 감소할 것"
미국 행정부가 발령한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거래 금지 행정명령에 전세계 애플 아이폰 출하량이 최대 30%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린 행정명령으로 중국 내 많은 애플 팬들이 아이폰과 위챗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주 백악관은 위챗과 그 모회사인 텐센트의 미국 내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행정명령 발효 시점인 9월15일 공개될 예정이지만, 일각에서는 애플이 iOS 앱스토어에서 위챗을 삭제해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CMP는 아이폰에서 위챗을 다운로드할 수 없게될 경우 중국인들은 고민 없이 아이폰을 갖다 버릴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최근 웨이보에서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 "iOS 앱스토에서 위챗이 사라지면 새 스마트폰으로 바꿀 것인지, 위챗을 없앨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130만명 중 120만명 이상이 전자를 택했다.
메신저 앱 하나 떄문에 애플이 이처럼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중국인들에게 위챗이 단순한 메시지 앱 이상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위챗페이는 QR코드가 주결제 수단인 중국의 양대 모바일 결제 앱으로, 작년 4분기 모바일 결제 거래액(8조4000달러)의 40%를 차지했다.
위챗은 또한 해외 거주 중국인들이 고향 친구들과 연락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도 하다. 중국에서는 페이스북·왓츠앱·텔레그램· 라인 등이 모두 차단돼 있기 때문이다.
TF증권의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이런 이유로 "중국에서 위챗을 다운로드하지 못할 경우 올해 전세계 아이폰 출하량이 25~30%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CMP는 특히 애플의 경우,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이어서 중국 의존도가 높아 행정명령에 따른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폰은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의 9%에 불과하지만, 애플 2분기 매출의 15%가 중화권(중국 본토·홍콩·마카오·대만)에서 나왔다.
궈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전 세계적으로 위챗을 제거할 경우 에어팟·아이패드·맥북·애플워치 등의 출하량도 15~25% 줄어들 수 있다"면서 "미국 영토에서만 위챗이 제거되더라도 전세계 아이폰 출하량이 3~6%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궈 애널리스트는 "미국 정부 입장에서 자국 기업인 애플을 해치고 싶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곳, 즉 2020년 대선에 집중할 수도 있다"면서 "이는 더 급격한 움직임을 초래할 것"고 우려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