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째 폭염특보…"달라진 특보 기준도 영향"
역대 1위 폭염지속일수는 총12일
역대 가장 긴 장마를 보내자마자 무더위가 시작된 제주에 폭염 날씨가 이어지면서 역대 3위 기록을 경신했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 산지와 추자도를 제외한 전역에는 지난 7월28일부터 폭염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제주지역 폭염날씨가 9일째 이어진 것으로 평년 폭염지속일수 4.2일을 훌쩍 넘겼다. 제주 북부 평년 폭염일수는 5.9일, 서귀포는 2.4일이다.
역대 세 번째로 길었던 폭염 지속일수인 2016년 7일보다도 이틀 긴 기록이다.
제주에서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길었던 폭염 지속일수는 1966년 7월28일부터 8월8일까지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총 12일이었다. 역대 2위는 2013년 서귀포에서 발생한 총 11일이다.
낮 시간동안 올랐던 기온은 밤 사이에도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열대야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열대야는 밤 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을 말한다.
특히 제주 북부지역의 경우 지난 7월 27일 밤부터 9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제주에서 열대야가 가장 오래 지속된 해는 2013년으로 서귀포에서 총 49일간 발생했다. 당시 제주 북부지역에도 총 44일간 열대야가 지속됐다.
기상청은 당분간 무더위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일부지역에 호우특보가 발효됐으나 소나기로 그쳐 더위를 식히기에는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상청은 장맛비를 뿌리는 정체전선이 중부지방으로 올라간 후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해 제주지역에 머물면서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년이라면 20일 즈음 기온이 점차 떨어지며 무더위가 한풀 꺾이지만 올해의 경우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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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노형동의 한 건널목에 설치된 대형 그늘막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다.2020.7.31 /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제주 장마가 49일에 이를 만큼 유독 길어지면서 무더위가 늦게 시작한 측면도 있다”며 “언제쯤 폭염 날씨가 끝날지 단정 지어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상상황에 따라 기온 자체가 올라가기도 했지만 제주의 폭염특보가 길어지는 데는 다른 이유도 꼽히고 있다. 특보 발효 기준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당초 폭염주의보의 경우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됐으나 지난 5월15일부터 기준이 바뀌어 시범 운영되고 있다.
새로운 기준에 따르면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폭염경보 35도)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된다. 또 급격한 체감온도 상승이나 폭염 장기화로 인한 중대한 피해가 발생될 수 있을 때도 내려진다.
이에 따라 습도가 높은 제주의 경우 폭염특보가 더 내려지기 쉬운 환경이 된 셈이다.
기상청은 “기온 수치만 따졌던 기존의 폭염일수와 체감온도를 보는 현재의 폭염일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폭염특보 발표 기준이 달라지면서 이에 따른 과거의 폭염일수도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