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신고 7시간 만에 주검으로 발견…미투 피소 이튿날
경찰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 종결…서울시 감찰도 '아직'
지난 2011년 이후 유례없는 서울시장 3선을 기록하며 차기 대권 주자로도 이름을 올린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64)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미투' 피소 이틀 만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이 눈에 띄는 가운데 박 시장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경찰 조사는 종결된 상태다. 서울시의 자체 감찰 역시 미지수다. 감찰 대상자 사망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0일 서울시와 경찰에 따르면 박 시장은 딸이 전날 오후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섰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경찰 신고 후 7시간 만인 이날 오전 0시1분 북악산 성곽길 산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은 한국 시민단체계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인권운동가를 거쳐 지난 2011년 서울시장으로 당선되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유례없는 3선으로 차기 대권 주자로도 꼽히던 그였기에 그의 극단적인 선택에 대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의혹은 전직 비서관을 성추행했다는 것이다. 박 시장이 숨지기 이틀 전인 8일 전직 비서 A씨가 '박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며 박 시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미 온라인에는 고소인이 성추행과 관련해 작성했다는 글이 떠다니고 있다.
하지만 박 시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함에 따라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전망이다.
'감찰사건사무규칙' 제 69조에는 수사받던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검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다고 명시돼 있다.
서울시 차원의 감찰 역시 묘연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이날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피의사실과 관련된 사항은 아직 알지 못하고 검토를 못 했다"며 추가 감찰 계획이 아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원인 규명에 핵심이 될 유서도 현재까진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태균 서울시 행정국장은 유서 유무에 대해 "아는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아울러 박 시장의 딸이 들었다는 '유언 같은 말'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내용도 전해지고 있지 않다.
이에 박 시장의 지지자들은 박 시장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을 찾아 박 시장의 죽음 진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박 시장의 장례는 '서울특별시 장'으로 5일간 진행되며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차려졌다. 발인은 오는 13일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