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자극받은 북한, 자유조선 노린 암살자까지 배치"
스페인 주재 北대사관 습격사건도 탈북 작전일 수도
지난 2018년 11월 갑작스레 종적을 감춘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망명의 배후에는 미국에 본부를 둔 반북단체 '자유조선'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자유조선은 지난 2017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암살당한 이후 그의 아들 김한솔을 제3국으로 구출해내며 이름을 알린 조직이다.
WSJ는 조 대사대리 망명 작전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조 대사대리가 잠적 당시 산책을 하겠다며 아내와 대사관을 나선 뒤 근처를 배회하던 차량에 탑승했다고 전했다. 이 차량을 운전한 사람은 자유조선 조직원이었다는 게 이 매체의 보도 내용이다.조 대사대리가 잠적한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사건에 자유조선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온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 대사대리 부부는 현재 서방 국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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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길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 대사대리(줄리아 폼필리 트위터) 2019.01.04./뉴스1© News1 |
◇ 자유조선 리더, 이미 수백 명 탈북시켜 : 자유조선을 이끄는 인물은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가정에서 자란 에이드리언 홍창. 예일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홍창은 북한 내 정치범수용소에서 살아남은 탈북자의 회고록에 영감을 받아 자유조선을 조직했다고 WSJ는 설명했다.미국의 한 관리는 홍창이 이미 수백 명의 북한인들을 성공적으로 탈출시켰으며 이들을 위해 수십 채의 안전가옥을 마련했다고 전했다.지난해 한 미국 판사가 인용한 미 정보당국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자유조선의 이런 활동에 자극을 받고 단체 조직원들을 겨냥한 암살자들을 배치했다. 북한 외교관을 유인하려는 자유조선의 시도가 거듭되자 북한은 지난 여름 해외 주재 외교관들을 소집해 충성심 교육을 실시했다고 WSJ는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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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조선이 공개한 주스페인 북한 대사관 진입 당시의 영상 (자유조선 유튜브 캡처화면) |
◇ 스페인 대사관 습격사건도 '납치를 가장한 탈출작전' 이었을 수도 : 하지만 자유조선은 조성길 대사대리의 딸까지 탈출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딸은 결국 남겨져 북송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각심을 갖게 된 자유조선은 탈북자 가족들을 더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는 신조를 갖게 됐다는 게 WSJ 설명이다.홍창 등 자유조선 조직원들이 지난해 2월 발생한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을 습격했을 당시 탈북 외교관 가족들까지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납치를 가장했다는 주장이다.하지만 이 시도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홍창은 이 사건으로 북한 외교관 폭행과 강도, 납치 등의 혐의를 받았고 종적을 감췄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