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직원 750명 구조조정 계획 통보…대규모 인력감축
아시아나 4월 운영인력 절반 줄여…업계 "정부 지원책 절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사들이 고사위기에 몰리면서 이스타항공이 업계 처음으로 대규모 정리해고에 나선다. 구조조정 범위는 전체 인력의 45%가량인 750명 정도다.
항공사들의 경영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될 경우 항공업계 전체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달 3일 1차 희망퇴직을 공고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냈다.해당 이메일에는 오는 4월 3일과 4월 17일 1, 2차 희망퇴직을 공고‧접수한 뒤 오는 4월 24일 구조조정 대상자를 확정‧통보하고, 5월 31일에는 정리해고를 진행하는 방안이 담겼다.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뒤 구조조정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 정리해고하는 수순으로 전해졌다.이스타항공은 지난달 30일 1∼2년 차 수습 부기장 80여명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한 바 있다. 또 31일 열린 노사 간 회의에서는 현재 1683명인 직원을 930여명까지 줄일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750여명의 직원이 구조조정 대상이다.다른 LCC(저비용항공사) 사정도 이스타보다 낫다고는 보기 어렵다. 급여반납 및 유·무급휴직 확대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하늘길이 사실상 셧다운 상태에 빠지면서 생존이 위태로운 상황이다.진에어는 순환휴직제를 대폭 확대했다. 전 직원이 최대 12개월까지 휴직할 수 있으며 1개월 단위로 순환, 임금은 70%만 지급한다. 제주항공 역시 경영진이 임금 30%를 반납하고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오는 6월까지 최대 4개월간 유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에어부산 역시 오는 4월말까지 유급휴직을 연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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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항공기들이 계류돼 있다. . 2020.3.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대형항공사도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은 무급휴직 확대·임금반납 등 올해 들어서만 3번째 자구책을 내놓으며 4월에 인력 운영을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 직원이 최소 15일 이상의 무급휴직에 들어간다.지난달 무급휴직 기간(10일)보다 확대된 조치로 대상도 조직장까지로 넓혔다. 아시아나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생존을 위한 특단의 조치'라고 부르고 있다. 아시아나는 지난해 12월 15년 이상 근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다.대한항공은 현재 전체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무급 희망휴직을 받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자사 외국인 조종사 전원(기장 351명·부기장 36명)에 대해 1일부터 3개월간 무급 휴가 조치를 내렸다. 이 가운데 60여명은 이달 들어 자발적인 무급 휴가에 들어갔지만, 5월부터는 전원 의무적으로 무급 휴가를 가야 한다.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일본 불매 운동 여파로 업황이 악화되자 2013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자구책에도 항공사들 어려움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기준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여객은 전년대비 90% 이상 줄었다. 국제선 여객은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급감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상반기에만 6조3000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항공은 국가의 물류·수송을 책임지는 기간산업으로 항공업이 흔들리면 유관산업 위축이 불가피하다. 국내 항공산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종사자들 만해도 25만여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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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항공사들의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서도 감축 및 운항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2020.3.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
항공산업이 붕괴할 경우 당장 일자리 16만개, GDP 11조원이 증발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스타로 촉발한 구조조정 바람이 항공업계 전체로 번지면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회사채 매입 조건을 항공업에는 좀 더 확대 적용하는 등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