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경찰에 자수…극단선택 소식에 700만 국민청원
"심리적 압박에 수사 협조 통한 선처 기대도 작용"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성착취물이 제작·유포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박사방 유료회원에 대한 강제수사에 돌입한 가운데 유료회원 중 일부가 경찰에 자수했다.
앞서 유료방 이용자의 극단적 선택 소식이 알려지고 경찰 수사망까지 좁혀지자 심리적 압박감에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자수와 수사 협조를 통한 선처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경찰은 박사방은 물론 'n번방'에서 가상화폐 등을 지불하고 성착취 영상을 관람한 유료회원들의 자수 행렬이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31일 "박사방 유료회원 중 3명이 자수했다"고 알리면서 박사방 관람자들에 대한 엄정하고 강력한 수사 의지를 밝혔다.경찰은 수사를 통해 확인된 박사방 관련 1만5000건의 닉네임을 토대로 성착취물을 공유한 사람에 대한 강제수사를 벌이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검거한 (박사방 운영진)14명이 주범격이라면 앞으로 수사는 유료회원으로 (대상을 넓혀) 수사할 것"이라며 "전자지갑이나 가상화폐 자료를 통해 유료회원을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또 "일부 압수수색한 자료를 포함해 나머지 암호화폐 거래사이트도 금주 중 빠르게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n번방과 박사방과 관련해 겹치는 활동을 한 공범에 대해서도 연결해서 들여다 볼 방침"이라고 전했다.경찰은 조씨 검거 당시 인천 미추홀구 자택에서 확보한 휴대전화 9대와 USB, PC, 노트북 등을 포함해 20대의 디지털 증거자료를 분석해 범행과 관련한 자료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경찰은 조씨 자택에서 확보한 휴대전화 중 분석이 완료된 7대에서는 유의미한 자료를 찾지 못했으나, 남은 2대의 최신기종 휴대전화에서 스모킹건이 될 수 있는 자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특히 그중 1대는 조씨가 (자택) 소파에 숨겨놨고, 경찰 조사에서 잠금해제 암호를 끝까지 숨긴 탓에 해당 기기에서 유의미한 자료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27일에는 한 40대 직장인이 "박사방에 돈을 입금했다.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다"는 유서를 남기고 한강 영동대교에서 투신했다. 게다가 박사방과 n번방 참가자들 전원에 대한 신상공개 요구의 목소리도 연일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31일 오후 2시 기준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 청원이 268만여 명의 동의를 받았고,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 '가해자 n번방박사,n번방회원 모두 처벌해주세요' 청원도 각각 199만명, 63만명가량 동의를 받았다. n번방 관련 청원 동의는 모두 700만회를 넘은 상태다.경찰의 자수 발표는 n번방, 박사방 가담자에게 일정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디지털 장의사 등을 통해 흔적을 지우려는 사람도 있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도 있는데, 주저하는 참여자에게 일정 정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추가 자수가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