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예보 이어 주거지 수색했지만 확보 실패
김형준 "공용 휴대전화 잃어버렸다" 주장
검찰이 '스폰서·사건청탁'을 받고 있는 김형준 부장검사(46·사법연수원 25기)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지만 또 허탕을 치고 말았다.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은 21일 오후 김 부장검사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김 부장검사의 태블릿PC와 노트북 컴퓨터, 메모를 확보했다
전날 예금보험공사 사무실 압수수색에서 확보하지 못한 공용 휴대전화는 또 찾지 못했다. 김 부장검사는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감팀은 지난 9일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김 부장검사와 김씨의 통화내역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김 부장검사에게 개인 휴대전화 외에 공용 휴대전화가 1대 더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공용 휴대전화를 확보하기 위한 1차 압수수색은 이로부터 11일 만인 전날에야 이뤄졌다. 결과는 실패였다.
김 부장검사가 파견이 해지되며 해당 기기를 가져나간 사실을 파악한 특감팀은 임의제출을 요청한 데 이어 이날 2차로 주거지까지 압수수색했지만 헛걸음하고 말았다.
수사 전환 12일 만에야 주거지 압수수색이 실시되고 공용 휴대전화 확보에 거듭 실패하면서 특감팀의 안일한 수사진행으로 김 부장검사가 시간을 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부장검사는 그동안 김씨와의 관계를 추적할 수 있는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친구인 박모 변호사를 통해 금전거래를 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또 김씨가 70억원대 사기·횡령 혐의로 고소돼 서울서부지검에서 수사를 받게 되자 '텔레그램'을 사용해 자신과의 관계에 대한 구체적 진술 방향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그램에는 메시지 자동삭제 기능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특감팀이 확보한 김 부장검사의 개인휴대전화는 물론 김씨의 휴대전화 3대에도 두 사람 사이의 대화내용이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예금보험공사 명의로 돼 있던 해당 기기를 자신의 명의로 변경해가며 가져나간 것도 중요한 단서가 남아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압수한 김씨의 휴대전화 3대와 김 부장검사의 개인 휴대전화를 통해 주요내용 90% 이상 확보했다고 판단했다"며 "공용 휴대전화에는 김씨와의 통화 횟수가 적었지만 혹시 놓치는 내용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예비적으로 영장을 집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장검사는 70억대 사기, 횡령 혐의로 구속된 고교동창 '스폰서' 김모(46)씨로부터 금품 및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씨 사건수사 무마를 위해 사건담당 검사 등을 만나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감팀은 현재 김 부장검사와 김씨와의 금전거래의 규모와 성격을 분석하기 위해 당사자들과 주변인 계좌와 통신 내역을 분석해왔다. 또 김 부장검사의 변호인이 제출한 해명 자료와 김씨의 주장, 각종 자료분석 결과를 비교·분석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보한 김씨의 '대포폰' 등 휴대전화 3대와 김 부장검사의 개인휴대전화, 관련자들의 계좌내역 등 분석을 통해 사실관계를 상당 부분 특정한 상태다.
특감팀은 조만간 김 부장검사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