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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25 17:51
축구 천재에서 마약 중독자로…마라도나 60년 일생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축구선수 디에고 마라도나가 25일(현지시간) 환갑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를 아르헨티나에 영광을 가져다준 위대한 축구선수로 기리면서도 60년간의 일생 동안 '결점을 가진 천재'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 빈민가에서 태어나 들판에서 축구 시작 : 1960년 10월30일에 태어난 마라도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가인 빌라피오리토에서 자랐다. 그가 들판에서 축구 재능을 꽃피우기 시작한 건 불과 여덟 살일 때다.
그의 잠재력을 가장 먼저 발견한 프란시스코 코르네호 코치는 그를 아르헨티노스 주니어스 유소년팀에 영입했다. 결과는 136경기 '무패 행진'이었다.
마라도나가 자국 1부리그에 데뷔한 건 만 16세가 되기 열흘 전인 1976년이다. 2년 뒤인 1978년부터 그는 3시즌 연속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 유럽 진출 11년간 활동, 남미선수들 유럽 진출길 열어 : 1982년에는 유럽에 진출해 11년간 활동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실력을 뽐냈다. 엄청난 이적료로 세계 기록까지 썼다. 그는 남미 선수들의 유럽 진출길을 닦아놨다는 평가를 받았다.
1986년에는 아르헨티나에 월드컵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겼다. 아르헨티나에서 그는 전쟁 영웅에 필적할 만큼 나라의 상징과도 같은 지위를 누렸다.
◇ 마약중독의 늪에 빠져 : '골든보이'로서 부와 명예를 모두 누리던 마라도나는 마약이라는 늪에 빠졌다. 코카인에 중독돼 15개월간 약물 사용금지 처분을 받았다. 결국 1992년 나폴리에서 스페인 세비야로 떠났다.
1년 뒤엔 고국 아르헨티나 리그로 돌아왔다. 하지만 약물 논란은 계속됐다. 1994년 월드컵에선 에페드린 사용으로 15개월 출장 정지를 당했다. 자택 앞에 진을 친 기자들을 향해 공기총을 발사하는 기행을 벌여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천재이자 악동이라는 평가를 받던 그는 1997년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프로 생활 동안 그는 679경기에 출장했고, 무려 346골을 넣었다.
◇ 은퇴 이후에도 마약에서 못 벗어나 : 은퇴 이후에도 중독 문제에 시달렸다. 마약과 술, 시가에 푹 빠진 그는 심장과 호흡기 문제를 겪었다. 몸도 크게 불었다. 2004년에는 중환자실에 입원해 인공호흡기 생활을 하기도 했다. 돈 문제도 있었다. 2000년대 후반에는 세금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기도 했지만, 8강전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아랍에미리트와 멕시코에서도 축구감독에 도전했지만 선수 때만큼의 명성은 얻지 못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마라도나의 결점과 그가 겪은 비극 중 어떤 것도 그의 인기를 꺾지 못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