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출제한에 불만 폭주…유럽선 "미국이 해적질" 의혹
'코로나 발원국' 中, 3월 마스크 1조원대 팔아 이익 챙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전세계가 '마스크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코로나19 환자나 의료진이 아닌 사람의 마스크 착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으나 최근 폭증하는 확진자와 사망자 탓에 일반인들의 마스크 착용도 감염 예방을 위한 권고사항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면서 그 수요가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미 정부는 국방물자생산법(DPA) 발동을 근거로 자국 업체가 생산한 의료용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비(PPE)의 해외수출을 전면 제한하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유럽 국가들로부턴 "미국 측이 각국과의 수출계약에 따라 해외로 운송되던 마스마저 중간에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에 따른 파장 또한 계속되고 있다.
◇ 獨 "미국이 마스크 가로챈 것은 해적질" : 유럽으로 가던 의료용 마스크를 미국 측이 가로챘다는 의혹은 지난 4일 독일 언론을 통해 처음 제기됐다.독일 일간 타게스슈피겔은 "베를린시 당국에서 경찰들에게 지급하기 위해 현지 업체를 통해 미 3M사의 중국 내 공장에 주문한 의료용 마스크 약 20만장이 화물기에 실려 운송되던 중 태국 방콕에서 압류돼 미국을 보내졌다"고 보도했다.이와 관련 베를린 시(市)정부의 안드레아스 가이젤 내무장관은 "미국이 '현대판 해적질'(modern piracy)을 벌였다. 이는 대서양 건너 우방국들을 대하는 방법이 아니다"며 맹비난했다.그러나 미 CNN 방송은 6일(현지시간) "3M 측에 확인한 결과 '마스크 주문 내역도, 제품이 압류됐다는 증거도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베를린 시경 역시 3M 측에 마스크를 주문했는지 여부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한다.CNN은 이번 사건에 대해 "누가 누구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가 불분명하다"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3M의 마스크 수출을 문제 삼아 "큰 대가(big price)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 사실에 주목했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를린 시당국은 이번 사건 발생 뒤 독일 연방군에 "의료물자 수송을 도와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프랑스 미국 마스크 가로채기 비난 : 미국의 '마스크 가로채기' 의혹은 프랑스에서도 제기됐다.이달 초 일부 프랑스 지방자치단체가 중국 업체로부터 구입한 마스크 수백만장이 "3~4배 웃돈을 부른 미국 업자들에 의해 빼돌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프랑스 랑그도크루시용 주지사 르노 무셀리에는 현지 BFM-TV 등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이 중국 현지 공항에서 현금을 주고 프랑스로 와야 할 마스크를 가로챘다"고 거듭 주장했고, 이에 프랑스 외교부 또한 진상조사에 착수한 상태다.그러나 프랑스 주재 미 대사관은 "미국은 프랑스에서 중국으로 가는 마스크를 구매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CNN이 전했다.◇ 캐나다도 미국에 불만 : 이런 가운데 캐나다에서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3M으로부터 구입한 마스크 300여만장의 운송을 미 당국이 막았다. 이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총리)이란 등의 비판이 터져나왔다.브라질에서도 최근 "미국이 중국에서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등을 싹쓸이하면서 우리가 수입하려 했던 물량까지 가져갔다"(루이스 엔리케 만데타 보건장관)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이에 대한 미국 측의 공식 반응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 '코로나 발원국' 中, 마스크 등 1조7000억원어치 팔아 : 이처럼 전 세계가 '마스크 전쟁'을 벌이면서 코로나19 발원국 중국이 각종 보건의료용품 수출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이후 이달 4일까지 중국은 마스크 38억6000만장과 방호복 3752만벌, 적외선 체온계 241만개, 그리고 코로나19 진단검사 키트, 고글 등 총 102억위안(약 1조756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이와 관련 중국 상무부는 "우리가 전염병과 맞서 싸울 때도 다른 나라들로부터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의료용품 수출을 제한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