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불러온 '아시안 혐오'…코로나가 불붙이고 트럼프가 부채질
코로나19가 인종 차별을 심화시키면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병원에 가도 치료 받지 못해 죽어갈 위험이 커졌다고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이 보도했다.
이미 이같은 우려는 현실이 되어 지난 18일 한국계 미국인 10대 청년이 코로나19 진료를 거부당하고 사망에 이르는 일이 발생했다.
◇ 아시아계 미국인 진료 거부 사례 잇따라 : 30일 영국 더선에 따르면 지난 18일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윌리엄 황(17)이라는 한국계 미국인은 코로나19 감염 증상으로 지역 의료기관을 방문했지만 진료 및 치료를 거부당했다. 병원은 의료보험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그는 진료를 거부당하고 돌아와 곧바로 숨졌다. 지난주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존조는 자신의 트위터에 한 아시아계 미국인이 쓴 "병원 환자들이 내 어머니가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는 글을 공유했다.그러면서 "이 바이러스를 놓고 '칭총챙' 하는 동안 미국인들은 죽어가고 있다, 멍청이들아"라고 통렬히 비난했다. 칭총챙은 중국인이나 중국어 등을 비하하는 단어다. ◇ 코로나가 기원했다는 믿음 때문에 아시아계 차별 : 런던보건대학원의 리사 린 교수는 미국 비영리재단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주최한 온라인토론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도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그는 미국 내 아시아인들이 코로나19의 기원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는 믿음 때문에 차별이 증가한다고 분석했다.또 린 교수는 차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코로나19에 걸렸거나 걸릴 위험이 높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검사나 치료를 기피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아시아계 미국인만 멀리하면 된다는 잘못된 안전 의식이 생겨나 다른 미국인들의 사회적 거리두기도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도 했다.코로나19로 인한 아시아인 혐오·차별 사례를 추적하는 프로젝트인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Stop AAPI Hate)는 모니터링을 시작한 3월19일 이후 총 750건 이상, 즉 하루 100건에 가까운 사례를 보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 '중국 바이러스'라 불러 혐오 증폭 : 이 단체의 대변인인 신시아 최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차별은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반복적으로 부르면서 강해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난이 거세지자 이 용어 사용을 중단했고 지난 주에는 중국과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비난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하지만 이후에도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향한 혐오 행동 사례의 수는 줄어들지 않았다. 일단 증오라는 기제가 발동되면 이를 멈추게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중국계 미국인 단체인 100인 위원회의 찰리 우 공공정책 회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나 우한 바이러스로 부르는 것이 사소한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이들에게는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