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외면했던 기술주 투자 본격화 분석 나와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지만 그동안
정보기술(IT) 분야 주식에 회의적이었던 워런 버핏(89ㆍ사진)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아마존을 사들였다고 밝히면서 기술주 투자를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버핏은 4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장부
가치에 비해 저렴해 보이는 은행주와 아마존을 매입할 때 고려하는 사안은 동일하다”며 “아마존 투자는 절대적으로 가치투자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마하에서 진행된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총에는 4만 명이 주총장을
가득 메웠다. 인구 약 40만명의 작은 도시에 4만명의 인파가 몰린 것이다.
소비재
등을 중심으로 저평가 우량주를 사들였던 것처럼 대표적인 IT 종목인 아마존도 기업의 내재가치를 분석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했다는 것이다.
버핏은
앞서 지난 2일 CNBC방송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투자 관리자 중 한 명이 아마존 주식을 매입했다”고 밝혔고 이날
아마존 주가는 3% 이상 급등했다.
버핏은 2017년 주총에서도 “아마존에 좀더 일찍 투자하지 않은 것은 어리석었다”며 아쉬워했지만 투자를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4일 주주총회에서는 아마존을 ‘완벽한 기적’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피를
수혈받겠다는 농담까지 던지며 아마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고 CNN이 전했다.
버핏은
다만 “기술주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면서
기술 종목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영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아마존 투자도 주식 포트폴리오 운용을
책임지는 토드 콤스나 테드 웨슬러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은
지난 2016년부터 투자한 애플에 대해서도 “애플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며 ‘애플 사랑’을 다시금 드러냈다.
‘버핏의
오른팔’ 찰스 멍거(95) 부회장도 “우리 가족도 애플 핸드폰을 사용한다. 가장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을
물건”이라고 말했다.
구글
투자를 놓쳤다는 점에서는 실수를 인정했다.
멍거
부회장은 “구글을 더 잘 인식하지 못했는데 멍청했다고 느낀다. 우리는
그냥 손가락을 빨고 있었다”면서 “버핏도 나와 같은 느낌일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자동차보험 진출엔 회의적 시각을 밝혔다.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는 자동차 보험사
‘가이코’(GEICO)를 거느리고 있다.
버핏은
“자동차업체가 보험업에서 성공하는 것은, 보험업체가 자동차업계에서
성공하는 것과도 아마 비슷할 것”이라며 “그게 쉬운 사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쟁 보험업체인) 프로그레시브와의 경쟁이 더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버크셔 해서웨이는 올해 1분기217억 달러의 순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변경된 회계기준이 적용된 지난해 1분기에는 11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