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김 변호사, 용의자 편지 공개해 하루 만에 계약 해지돼
김 변호사, “용의자에 도움된다 판단”
한인 밀집지역인 머킬티오에서 지난 주말 발생한 총격사건과 관련, 시애틀지역 한인 스티븐 김(사진) 변호사가 총격 용의자인 앨런 이바노프(19)의 변론을 맡았다가 하루 만에 계약을 해지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김 변호사가 계약 해지된 이유가 언론과의 대응 과정에서 범인이 쓴 편지를 공개한 것이 문제가 됐으며 이후 새로 선임된 변호사들이 김
변호사의 자질 문제를 거론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과 시애틀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바노프의 부모는 사건발생 당일인 지난달 30일 킹 카운티
검사 출신인 김 변호사를 이바노프의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김 변호사는 이후 이바노프의 어머니가
넘겨준 이바노프의 자필편지를 Kiro-TV와 Q-13 등
언론에 공개했다.
이바노프는 자신의 부모와 사촌, 가족, 친구 앞으로 쓴 이 편지에서 “여기에 이름이 오른 어떤 사람도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바노프가 마치
자살을 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 이 편지를 언론에 공개했고, 이 같은 행동이 맘에 들지 않은 이바노프의
부모는 다음날인 31일 김 변호사와 계약을 해지한 뒤 역시 킹 카운티 검사 출신인 팀 리어리와 자크
와그닐드 변호사를 대신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와그닐드 변호사는 “스티븐 김 변호사가 계약이 해지됐는데도 지난 1일 열린 인정신문 법정에 나타났다”면서 “계약이 해지된 데 대해 그가 불만인 것처럼 보였고 이바노프의 편지를 달라고 했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와그닐드 변호사는 시애틀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변호사가 이바노프의 편지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바노프의 변론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 아니었는데 이처럼 이상한 행동을 한 것은 법률 전문가로서 부적절한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이에 대해 “이바노프의 변론을 위해서는 ‘자살
분위기’인 편지를 일반에게 공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바노프가 이 편지를 언제, 어떤 경로로 썼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와그닐드 등 새로 선임된 변호사는 물론 시애틀타임스도 김 변호사의 편지 공개나 추후 편지 전달 거부 등에 대해 문제점이 있다는 뉘앙스로
보도해 이를 두고 양측간에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인 2세인 김 변호사는 한인교회에 다닐 뿐 아니라 한국말을 아주 잘하며 과거 킹 카운티 검사시절 1년간 한국 법무부 해외 법조인 연구위원으로 위촉돼 한국에 머물면서 미국 배심제도를 전수하고 돌아왔다.
워싱턴주 한인변호사협회 회장을 지내기도 한 김 변호사는 적극적인 성격에다 언론과의 관계도 좋아 당시 시애틀타임스와 주류 방송에서도 그의 활약을
대서 특필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