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국/꽃 핀다
시애틀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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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꽃
2013년이
표피를 벗고
속살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한송이 꽃이 피는 것은
우주의 먼 순례 길에서
힘겹게 빚어낸 인연이다
인봉으로 봉해진 365일
날이 차면 저절로
제속의 비밀을 드러내리라
꽃대를 일으켜 세운
새해의 떠오르는 올곧은 힘
나의 존재가 존재로써
꽃 필 수 있는 것은
뿌리의 쉼없는 열정이
대지의 품 넓은 자애가
불과 물과 바람이 만들었다
사람 사는 세상
천년 전에도 힘겨운의
무게는 같았다
무겁게 진 등짐 덜어내면
2013년 가벼이 갈 수 있다
욕심이 나를 아프게 찌른다는 것
덜어 낼 것 없는지
내 안을 살펴볼 일이다
웃음도 전염이 된다는데
바이러스처럼 급속으로 번져
힘든 세상 말춤처럼 한바탕
흥겨움이 되는,
햇빛이 차별없이 빛을 내리 듯
큰 얼굴 가득 주름 일으키며 웃는바다
푸른 생명 잉태하는2013년
꽃이 꽃이 될 수 있는 것은
환한 웃음과 속 깊은 향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