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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홍 칼럼] 다양한 경험은 자산이다

시애틀N 조회 : 3,610

대니얼 홍(교육전문가)
 
다양한 경험은 자산이다
 
2년 전 한국 대학입학 사정 면접에 프로크루테스 침대문제가 나왔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테스는 아테네 교외에 살면서 강도질을 주업으로 삼았다. 길가는 행인을 납치해서 자신의 철제 침대에 눕혀 놓고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크면 큰 만큼 잘라내고, 침대보다 작으면 침대 길이에 억지로 맞춰 늘려서 죽인 후 금품을 빼앗았다. 이런 일원적 가치의 결과가 무엇인지 개인적, 사회적 측면에서 설명하시오.

프로크루테스 침대 이야기는 자신이 지닌 기준과 잣대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억지ㆍ독선ㆍ 횡포를 비유한 신화다. 프로크루테스의 침대에는 비밀장치 즉, 길이를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는 조절장치가 부착되어 어떤 사람의 키도 침대규격에 맞는 경우는 없었다

납치한 모두를 강탈하겠다는 속셈이다. 그런 식으로 강도질을 일삼던 프로크루테스는 어느 날 아버지를 찾으러 아테네로 들어오던 테세우스를 만나 납치를 시도한다. 하지만, 테세우스의 힘에 눌려 오히려 자신의 침대에서 같은 방법으로 찢겨 죽게 된다.

한국 대학, 미국 대학, 어디를 막론하고 오늘날 입학사정의 쟁점은 다양성이다. 일원적 가치를 지닌 지원자들만 선발하면 결국 대학이 만나는 것은 프로크루테스가 겪은 자멸이기 때문이다. 미국 대학의 보충 에세이질문에 항상 나오는 것이 있다.

“지원자의 다양한 경험이 우리 대학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서술하시오.”

왜 이토록 다양성을 찾고 강조하는 것일까. 대학은 지식을 생산ㆍ정리ㆍ공급하는 곳이다. 만일 모든 재학생이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한다면 그런 환경에서 새롭고, 창의적이며,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형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시각과 아이디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프로크루테스처럼 자신의 잣대(: 표준점수, 학교성적)만을 고집하는 대학지원자는 설 곳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소설 <걸리버여행기>에서 걸리버가 난쟁이나라를 방문했을 때 그들보다 상대적으로 키가 커서 곤욕을 치렀고, 꺽다리나라에서는 난쟁이 취급을 받아 어려움을 겪었다. 걸리버처럼 나와 전혀 다른 환경에 뛰어들어 다양한문 화적경험과 인식을 갖는 것이 설 곳을 찾는 방법이다

물론, 그 과정에는 곤욕과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그것을 수용, 극복한 경험이 대학입시에서는 에세이로, 취업에서는 인터뷰로 색다른 빛을 발하게 된다. 나아가, 대학과 사회가 요구하는 기술 즉, 문제해결 능력을 습득하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 학생들은 지식과 경험을 분리하고 교실에서 공부하는 것을 미래를 위한 준비로 여긴다. 그들은 마치 아내에게 문자를 보낸 책벌레 남편과 같다.

“세상에 있는 가장 소중한 금은 미래를 알려주는 손금, 정확한 측정을 하는 눈금, 무슨 일이든 행동으로 옮기는 지금”이라는 문자를 남편이 보내자, 잠시 후 아내가 이렇게 답했다. “현금, 지금, 입금” 남편과 아내의 차이는 지식과 경험의 차이다

현실과의 만남과 대화가 없는 지식은 암기와 기억일 뿐이다. 그것에는 갈등ㆍ협력ㆍ 나눔도 없고, 가장 소중한 자신감도 없다

지난해 말, 한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교환학생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에서 필자가 강연을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교환 학생프로그램에 참여해본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고백한 것을 들었다. “다양한 환경에서 색다른 경험으로 나는 무엇에든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경험은 돈 주고 살수 없는 자산이다. 그리고, 자신감은 느낌이 아니라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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