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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생활-김 준] 로자 파크스와 인권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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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로자 파크스와 인권운동

로자 파크스(Rosa Parks1913~2005)는 미국의 인권운동가로서 미국 의회로부터 현대 인권운동의 어머니라는 칭송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1955121일 앨라바마주 몽고메리시 버스 안에서 백인 승객에게 좌석을 양보하라는 버스 운전사의 지시를 거부한 것 때문에 경찰에 체포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그후 382일 동안 계속된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으로 이어졌고, 인종 분리에 저항하는 대대적인 인권 운동으로 번져갔습니다.

마침 그때 보스톤 대학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고 앨라바마주 몽고메리 교회에 부임한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로자 파크스 여사의 흑인 차별에 반항하는 운동에 가담하여 비폭력 평화시위로 이끌어 1년 만에 범 국민적 지지를 얻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후 1963년의 워싱턴 대행진을 비롯한 수많은 흑인관련 운동과 인권 운동을 이끌어 공민권법, 제도의 수정, 투표 규범의 개선 등으로 흑인의 권익을 증진시켰습니다. 그는 1964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는데, 이 모든 업적은 바로 로자 파크스 여사가 버스 안에서 행한 저항 정신이 그 효시가 되었던 것입니다.

오래 전 필자가 드트로이트에 갔을 때 그곳 명소인 포드 자동차 박물관(Ford Museum)을 구경할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본 몇 가지 인상 깊은 것들이 생각납니다. 고 케네디 대통령과 레이건 대통령이 타던 자동차들이 포드회사 제품이었습니다

그들이 저격을 당할 때 그 차들도 총탄에 맞아 많이 파손되었는데, 그 차체들이 파손된 채 그대로 전시되어 있어서 지난 날 역사의 악몽을 생생하게 떠올리게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앞에서 말한 로자 파크스 여사가 탔던 그 버스가 포드회사 제품이었기 때문에 그 버스도 역시 역사적인 유물로 그곳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 버스에 직접 타보고 또 안내인을 통해 자세한 설명을 듣기 위해 수십명의 관광객들이 줄지어 있었습니다. 15명 단위로 승차시켜 약 15분 동안 사건의 전말을 듣게 되어 있었습니다

필자는 우연히도 그 15명 그룹의 맨 앞에서 먼저 버스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앉을 좌석이 정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필자는 안내인에게 로자 파크스 여사가 앉자 있던 바로 그 자리에 앉을 수 있겠냐고 묻자 그녀는 얼른 출입문에서 뒷쪽으로 3번째 자리로 우리 부부를 안내해줘서 그 역사적인 사건의 현장을 좀 더 실감있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때 그 안내인이 흑인이 아니라 백인이었던 것도,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었던 것도, 젊은이가 아니라 중년의 여성이었던 것도 모두 다 깊고 세심한 사려의 결과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안내인이 백인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설명 속에는 백인을 대표하여 흑인들에게 용서를 구한다는 상징성이 있었고, 그 안내인이 여성이었기 때문에 직접 피해를 입은 로자 파크스 여사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었고 여성적인 온정의 시각으로 흑인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녀가 젊은이가 아니라 중년의 나이였기 때문에 일시적인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건전한 이성적 판단에서 나온 진지한 언변에 깊은 호소력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 안내인의 설명을 들으면서 그 분은 그 직책에 꼭 어울리는 적소의 역할이었다고 머리를 끄덕였습니다.    

미국인들이 미국 역사상 가장 후회되고 수치스러워하는 부분은 인디언들에게 행한 학대와, 흑인 노예제도 그리고 남북전쟁이었다고 말합니다. 한 개인이나 국가나 다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그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지 못할 때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그러나 미국인 대다수가 그들이 과거에 누렸던 노예제도를 부끄러워하고 전국에서 로자 파크스를 응원하는 소리가 그치지 않는 한 미국은 희망이 있는 나라라고 믿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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