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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생활-김 준] 어느 남편의 편지

시애틀N 조회 : 2,864

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어느 남편의 편지
 
종교 생활을 하는 가정들은 대부분 그 가족들이 모두 한 마음으로 같은 종교를 신봉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개중에는 가족들 중에 무종교인도 있고 가족들 간에 종파가 서로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할 수만 있다면 가족들 모두가 무종교보다는 종교를, 종파를 달리하기 보다는 같은 종파로 합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같은 종교의 기반 위에 결집되어질 때 가족간의 사랑도, 이해심도, 협동심도 더욱 원활하게 발휘될 수 있다고 봅니다.

세상에는 수 많은 지식과 지혜의 가르침이 있지만 종교가 주는 이상과 소망의 교훈 만큼 높고 깊은 가르침이 없습니다. 그래서 종교를 으뜸가는() 가르침()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필자는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는 사교나 비상식적이고 반이성적이고 도덕 이하의 수준에 머무는 종교, 그리고 기복적인 샤마니즘까지를 모두 종교라는 이름으로 아우르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한 정도(正道)를 벗어난 종교행위들은 어떤 길을 통해서든지 철저히 밝혀내어 배척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상식적인 말입니다마는 종교가 지향하는 지점은 이성적 합리성이나 윤리 도덕까지가 아닙니다. 그런 것들을 모두 준수하고 소화한 후에도 그 이상의 차원을 지향하는 초월인 것입니다. 때문에 그러한 숭고한 종교적 신앙에 심취된 신앙인들이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그 종교생활 때문에 어떤 제약을 받거나 구속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가족간에 있었던 종교적 갈등 때문에 깊은 후회를 남긴 한 가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 가정의 남편은 오랫동안 종교 없이 살면서 경건하게 신앙생활(기독교)을 하는 부인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영문학과 수학을 동시에 전공한 수재였고 독서를 많이 했기 때문에 상식이 풍부했을 뿐 아니라 그 누구와의 대화에서도 자신의 지적 우월성을 자랑 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자만심으로 가득한 나머지 심지어 교역자들에게 까지도 늘 비판적인 태도로 대하곤 하였습니다

그러던 그가 가정에서 생긴 어떤 일을 계기로 심기일전(心機一轉)하여 부인이 다니는 교회 목사님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목사님, 제 아내는 지금 삶의 마지막 길에 이른 것 같습니다. 위암으로 인해서 음식을 먹지 못하고 배와 온몸이 부어 오르고 있습니다. 암이 전신에 퍼져 이제 의사도 어쩔 도리가 없다고 했습니다. 제 아내는 저에게 마지막 유언을 주었습니다

예수님을 영접하고 주의 종들을 존경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주의 종들을 존경하라는 그 말은 저의 마음을 찔렀고, 지금도 찌르고 있고 또한 앞으로도 계속 찌를 것입니다. 그처럼 선량한 마음을 지니고 단 한 순간도 예수님을 떠나 산 적이 없었던 아내였습니다

전적인 순종으로 남편을 섬겼고 자녀들에게도 몸소 신안의 본을 보이면서 양육했던 어머니였습니다. 그 어느 누구와도 다툼을 한 적도 없고, 생각으로나 말로나 행동으로나 그 누구도 해친 적이 없었습니다

어느 누구에게나 친절했고, 사랑을 베풀어 주었고, 자기를 힘들게 한 사람을 위해서는 더 많은 기도를 드리던 하나님의 딸이 지금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 고통을 통해서 아내는 더욱 하늘나라를 소망하며 하나님 아버지를 부르고 있습니다.

목사님, 늦게 나마 지난 날 제가 저지른 모든 잘못을 깊이 깊이 뉘우치며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언젠가 목사님과 단 둘이서 그야말로 허심탄회하게 제 내면에서 솟아오르는 이 회심(悔心)의 분화구를 마음껏 분출 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습니다. 목사님 안녕히 계십시오. 000 드림”

우리들은 누구나 다 수 많은 후회를 남기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꼭 깨달아야 할 천금 같이 소중한 진리를 외면하고 살아 온 후회와 가족간의 종교적 갈등 때문에 평생을 아낌 받고 사랑 받아도 부족할 사람의 눈에 눈물이 고이게 한 것만큼 가슴 아픈 후회는 없을 것입니다.

**김 준 장로의 <신앙과 생활>을 추가로 보시려면 아래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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