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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생활-김 준] 절박한 현대판 나그네들

시애틀N 조회 : 3,141

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절박한 현대판 나그네들
 
한국인 M씨가 사업차 방글라데시에 갔을 때였습니다. 그곳에서 우연히 M씨가 한국인임을 알아본 현지 청년을 만나서 그가 한국인에 대하여 심한 증오심을 품게 된 사연을 들었습니다.

그 청년은 몇 년 전 한국에 얼마 동안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는 동안 어느 공장에서 일을 했는데, 매달 월급의 일부만 받고 나머지는 퇴직할 때 받는 조건으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불의의 사고로 오른손 손가락 3개가 절단되는 불상사가 발생하였습니다. 그런데 공장 주인은 치료를 해주기는 커녕 그를 불법체류자라고 고발했기 때문에 그는 치료도 받지 못했고 밀린 임금도 포기한 채 다친 손을 붙들고 추방되어 고국으로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1960년대 우리나가 경제 사정이 극히 어렵던 시절, 많은 실업자들이 광부와 보조 간호사 일을 하기 위해 독일로 갔습니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지만 고등 교육을 받은 분들이 경험도 없는 탄광 일이나 시신을 다루는 병원의 험한 일을, 그것도 내 나라도 아닌 타국에서 오직 가난한 나라 국민이라는 처지 때문에 그토록 힘들고 위험한 일을 견뎌내야 했던 그들의 육체적 노고와 정신적 고통이 어떠했겠습니까.

그때 가난한 나라 국민으로서의 비감이 얼마나 뼛속 깊이 사무쳤던지 당시 현지를 방문한 박정희 대통령 내외분이 그곳 동포들과 함께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를 우리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다 옛 이야기가 되었지만 우리도 한 때는 그런 눈물겨운 역사를 살아온 국민이 아니었습니까? 그때 독일에서 그 어려운 일에 종사하던 분들에게 혹시라도 그 곳에서 인간적으로 무시를 당하거나 불공정한 처우를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으면 그 분들은 하나같이 만족한 보수와 대우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우리 민족도 예전에는 나그네를 맞이할 때 나는 비록 거친 음식을 먹더라도 나그네에겐 쌀밥을 대접했고, 나는 비록 차가운 자리에서 자더라도 나그네에게는 따뜻한 아랫목을 제공했고, 나그네가 떠날 때는 음식을 꾸려주고 노비(路費)까지 보태주던 인정 많고 후덕한 민족이었습니다.

그런데 그토록 착하고 아름다운 미풍양속은 다 어디로 사라져 버렸습니까. 이제 그런 이야기들은 모두 다 꿈같은 옛 이야기라고 칩시다. 하지만 우리가 짐승이 아닌 인간인 이상 인간으로서 따라야할 도리만은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세상이 아무리 각박해졌다고 해도 남에게 피해와 고통을 주면서 나의 유익을 구한다든가, 남을 울려놓고 내가 웃으려 한다든가, 남에게 피 맺힌 한을 남기면서 내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구원은 은혜로 받고 복은 노력으로 받는다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복은 저절로 굴러오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복은 복 받을 일을 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이만큼 부요해진 것을 하나님이 베푸신 축복으로 본다면 하나님은 과연 우리의 그 어떤 면을 어여삐 보셨기 때문일까요. 625를 전후해서 남한 국민들이 북한에서 탈북한 수백만 동포들과 단 한 곳에서도 지역 감정이나 이념적 마찰 없이 오직 한 마음이 되어 동병상련의 심정에서 인간애를 발휘한 그 나그네 위해줌의 전형을 하나님이 가상히 보셨기 때문이라고 나는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성경에 단 한번 언급한 교훈도 금과옥조로 알고 지키는데 나그네를 위해 주고 사랑으로 품으라는 말씀은 신구약 성경안에 무려 40여차례나 반복하여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지금 수많은 외국인 근로자들과 근래에 넘어온 3만여명의 탈북 동포들을 우리나라에 보내시고는 우리 국민이 그 나그네들을 어떻게 대우하고 사랑으로 품는지를 살피시며 우리를 또 하나의 시험대 위에 놓으신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 세계 여러 부강한 나라들이 목숨 걸고 밀려오는 절박한 난민들의 유입을 막고 있는 추세 인데, 하나님은 과연 이 현실을 어떻게 보고 계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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