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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생활-김 준] 상거래 같은 봉사

시애틀N 조회 : 4,333

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상거래 같은 봉사
 
남을 위해, 사회나 나라를 위해 자신의 이해를 돌보지 않고 몸과 마음을 다하여 일하는 것을 봉사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 자원봉사가 가장 잘 이뤄지고 있는 나라가 미국인데, 미국은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 입학 자격 요건에서부터 봉사의 경력을 중요한 조건으로 꼽고, 공직자를 선출하거나 임명할 때에도 남을 위해 얼마나 희생하고 봉사했는가에 따라 자격 기준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한국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매년 전교 수석을 차지하던 학생이 하버드 대학에 지원했는데 학업 성적에서는 합격을 했지만 면접시험에서 탈락되었습니다

이유는 그가 단 한번도 헌혈을 할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사실 조금이나마 남을 위해 자신의 노력을 바치거나 희생을 해본 경험이 전혀 없다면 공직의 책임자로서나 지도자로서의 중책을 감당할 자격이 결여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언제나 남을 위하는 마을을 가지고 바르고 선한 길을 따라 살다 보면 때로는 대가 없는 수고를 하게도 되고, 물질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손해를 입을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을 마다 않고 묵묵히 하게 되는 것은 거기에 보람이 있고 그렇게 하는 것이 더불어 사는 인간사회의 일원으로서 따라야 할 도덕적 질서이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만일 기독교인이라면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데에 따르는 불이익을 얼마나 감수해 보았는지, 신자 답게 살기 위해 얼마나 남모르는 봉사와 수고의 땀을 흘려 보았는지, 그리고 보상 없는 수고는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타산적인 사고의 틀 속에 묶여 살지는 않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일반 사회에서만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까지도 바친 만큼 이름을 내려하고, 봉사한 만큼 박수를 받으려 하고, 헌신한 만큼 축복으로 보상 받으려 한다면 순수한 봉사의 정신은 어디에서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구제사업이나 봉사활동을 하면서 나중에 돌아올 이득까지 계산하고 심지어 잠언 19 17절 말씀까지 염두에 둔다면 그것은 봉사가 아니라 상거래가 될 것입니다.

흔히 교회에서 선행이나 봉사의 생활을 권장하면서 하늘나라의 상급을 말하기도 합니다마는 그 상급이 있다면 그것은 목적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선한 봉사의 결과로 나타나야 할 것입니다.

즉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함으로써 하나님께 영광이 되게 하는 것이 목적이 되고 그 목적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나 결과에서 부수적으로 상급이 따를 수 있겠지만 그 상급이, 하나님께서야 어여삐 여기시는 뜻으로 주신다고 해도, 인간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봉사에 대한 진정한 보상은 일체의 보상욕구에서 떠나 사심 없이 베풂으로써 얻는 내면의 기쁨과 보람 그리고 뿌듯한 행복감 등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으로 회귀되는 데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W선교회 간부가 북한에 구호품을 전달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북한의 김용순을 만났는데 그는 W선교회가 순수한 인도주의 차원에서 북한에 온 것을 감사한다면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기독교인들 참 이상합니다.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는데,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인터뷰하고 신문에 기사화돼야 구제품을 주겠다니 이해가 안 됩니다.” 

아무리 귀한 구제 행위라고 해도 거기에 순수성이 결여될 때에는 즉각 비판거리가 되고 감사 대신 경멸로 되돌아오는 법입니다. 구제의 동기나 목적만큼 구제하는 절차나 방법도 똑같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외부로 나타내 보이는 선행 속에는 탐심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고 그 탐심은 하나님까지도 이용하면서 욕구를 채우려 하게 됩니다.

봉사는 그것을 선전하거나 자랑거리로 삼거나 어떤 보상과 연관지을 때 그 가치는 0으로 추락하게 되고 조소거리도 전락하게 됩니다.

**김 준 장로의 <신앙과 생활>을 추가로 보시려면 아래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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