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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산조망대/ ‘칼라 미인’이 더 좋다

시애틀N 조회 : 5,984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칼라 미인’이 더 좋다
 
연두색 이파리들이 눈부신 신록의 계절이다. 흔히 5월은 ‘계절의 여왕’으로 불리지만 반대로 ‘여왕의 계절’이기도 하다. 요즘 세계 곳곳에서 연두색 이파리처럼 청순하고 생기발랄한 미의 여왕을 뽑는 축제가 꼬리를 잇는다. ‘미스 월드,’ ‘미스 유니버스,’ ‘미스 인터내셔널’이 있고, 환경보호와 연계한 ‘미스 어스’(지구) 대회가 비교적 최근(2001) 추가됐다.

미국의 국내 미인대회도 다양하다. ‘미스 아메리카’대회는 거의 한 세기 역사를 자랑한다(1921년 창설). 여성의 몸매를 상품화하지 말라는 페미니스트들의 압력 탓에 작년부터 수영복 심사를 뺐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미스 유니버스재단이 1952년 시작한 ‘미스 USA’대회도 있다. 이 대회 우승자는 그해 미스 유니버스대회 출전권이 주어진다.

역시 유니버스재단이 10대 소녀들을 위해 여는 ‘미스 틴(Teen) USA’ 대회가 있는 반면, 기혼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줌마 미인대회도 있다. 그중 ‘Mrs 아메리카’ 대회 우승자는 그해 ‘Mrs 월드’대회에 출전한다. 또 다른 기혼녀 대회인 ‘Mrs US 내셔널 패전트’는 외모보다 내면을 중시한다. 이처럼 각양각색 미인대회의 예선전이 전국 각 주에서 치러진다.

놀랍게도 올해 미국의 3대 미인대회에서 모두 흑인미녀들이 왕관을 차지했다. 미국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수영복 심사(몸매)를 빼고 인터뷰와 장기자랑에 중점을 둔 미스 아메리카 대회에선 니아 프랭클린(뉴욕), 미스 틴 USA 대회에선 칼리히 개리스(코네티컷), 미스 USA 대회에선 변호사 겸MBA인 체슬리 크라이스트(노스캐롤라이나)가 각각 우승했다.

불과 40여년 전까지 미인대회에 발도 들여놓지 못했던 흑인여성들이 한해 3개 주요 미인대회를 석권하자 흑인사회가 흥분했다. 21세기 미국인들의 미적 관념 근저에 흑인의 아름다움이 자리 잡았음을 보여줬단다. 뉴욕타임스도 오래동안 인종주의에 얽매여온 미국인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이 크게 개선됐음을 보여주는 표징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잘못 알았다. 흑인만이 아니라 아시아인을 비롯한 모든 유색인종의 아름다움을 보는 미국인들의 시각이 엄청 달라졌다. 지난 주말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금년 Mrs 월드 대회의 우승자는 4살 난 아들을 둔 베트남계 제니퍼 레, 2위는 남아공의 마타파 리콧소, 3위는 말레이시아의 코킬람 카실바일루(34)였다. 유색인종 후보들이 진선미를 휩쓸었다.

올 대회의 38개국 대표미녀 중 한국 아줌마는 없었지만 진을 차지한 레(29)는 시애틀 한인 빌리 최씨의 부인이다. 그녀의 시부모인 최영덕-진희 씨는 나도 잘 안다. 2007년 미스 베트남에 이어 작년 Mrs 베트남 대회에서도 우승했다. 당시 8개 심사항목 가운데 인터뷰, 수영복, 드레스, 고유의상, 우정 등 5개 분야의 최우수상을 휩쓸며 독무대를 이뤘었다.

올해 레 여인에게 왕관을 물려준 작년 Mrs 월드는 홍콩여인이었고, 지난주 미스 USA 대회에서 흑인 크라이스트 변호사와 끝까지 경합한 후 2위를 차지한 미녀는 히스패닉이었다. 작년 미스 유니버스 대회도 우승자인 필리핀의 카트리오나 그레이 이어 5위까지 모두 유색인종이 차지했다. 올해 ‘미스 어스’ 대회 우승자 역시 베트남 미녀인 구엔 푸옹 칸이다.

한국에서도 요즘 미스 코리아 예선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일보가 1957년 첫 대회를 연 후 62년의 연륜을 쌓았지만 반세기만인 2007년 이하늬가 미스 유니버스에서 4위에 오른 것 외엔 별 성과가 없다. ‘미스 월드 코리아,’ ‘미스 유니버스 코리아’ 대회가 따로 생겼어도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 요즘 젊은 여성들이 모두 미스코리아처럼 예뻐진 탓인 것 같다.

한국에선 미인대회 입상이 결혼, 취업, 취학 등을 위한 ‘스펙’으로 인식돼 뇌물수수 등 비리가 이어졌다. 예쁜 모습을 자랑하려는 젊은 여성들의 마음은 신록의 자존감을 뽐내는 이파리들처럼 자연스럽다. 그래서 동기도 순수해야한다. 세계최고 미녀 아줌마인 레 여인은 복지 상담사이고, 미스 틴 USA인 개리스(18)는 부상병 간호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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