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11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2016년 5월11일 보다 단순화되고 보다 투명해진 지배구조로 변화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 -이건희 회장 복귀 멘트(2010년 3월 24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10년 3월 24일 경영에 복귀했다. 당시 삼성그룹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이건희 회장의 복귀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보냈다.
이 회장 메시지가 준 울림은 상당히 컸다. 그것은 삼성뿐 아니라 한국에 던진 경고였다. '삼성' 대신 '한국' 혹은 다른 기업의 이름을 넣고 이 회장의 메시지를 다시 읊어보면 등골이 서늘할 정도다.
5년여가 지난 지금 '한국'을 대표하는 많은 사업과 제품들이 사라지고 있다. 조선업이 그렇고 해운, 철강, 건설이 그렇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제품, 자동차 기계 산업도 풍전등화다. (구조조정에) 머뭇거리는 동안 '한국'(혹은 해당 기업)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건희 회장은 복귀 직후부터 변화를 주문했다. 이 회장은 복귀 한달여 뒤인 5월에 5대 신수종 사업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2010년 '5월 11일' 신수종 사업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2010년 5월 10일 저녁 삼성 사장단을 승지원으로 불러 회의를 갖고 다음날인 5월 11일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당시 삼성은 2020년까지 총 23조 3000억원을 투자해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친환경 및 건강증진 사업을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사업은 접었지만 삼성이 최근 집중 육성하는 바이오 산업과 헬스케어, 자동차용 전지 사업의 씨앗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이건희 회장은 복귀 4년여 뒤인 2014년 '5월 11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신수종 사업 계획을 발표했던 바로 그 날이다. 그 뒤 꼬박 2년이 다시 지났다.
이 회장의 와병 중 삼성은 큰 변화를 겪었다. 이 회장이 쓰러지기 전인 2013년 12월 에버랜드와 제일모직간 패션부문 양수도가 있었다. 이게 신호탄이었다. 이후 삼성은 삼성SDS-삼성SNS의 합병, 삼성정밀소재의 지분 매각 등을 진행했다.
화학 계열사들을 매각하고 주요 계열사들이 보유한 금융사 지분도 대거 매각해 정리했다. 삼성SDS와 제일모직(옛 에버랜드)을 상장해 경영을 투명화하고 현금을 마련했다. 주요 계열사별로 사업을 재편하고 자산을 매각했다. 빌딩을 팔고 비행기도 팔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