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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트럼프 질주…극단은 통한다



'극단'으로 通하는 세상…현실불만이 부른 포퓰리즘
'필리핀 트럼프'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 유럽 극우 물결


범죄자 10만명을 처형한 뒤 마닐라만에 던져 "물고기가 살찌게 할 것"이며, 평화와 질서를 세우려는 자신의 구상을 의회가 지지하지 않는다면 혁명 정부를 선포할 것이라며 막말을 서슴지 않았던 로드리고 두테르테(71) 다바오 시장이 9일 선거에서 새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범죄 소탕을 위한 것이었다며 인권탄압의 이력을 자랑스럽게 내세우고 또 중하층 계층의 불만이 가득한 기성 정치권을 뒤흔들겠다고 떠벌리며, 여성 비하 발언을 일삼는 두테르테의 행태에 대해 권위주의적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필리핀이 베니그노 아키노 현 대통령 집권 하에서 6년간 평균 6.2% 성장했지만 흉악 범죄의 지속적 증가와 확대되는 빈부 격차에 국민들이 기성 정치권에 등을 돌린 것이 비주류 정치인이 중앙 정치의 실세가 되는 배경이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경제적 혹은 사회적 기능장애, 불신받는 기존 정치 질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포퓰리스트나 데마고그(대중선동가)가 등장하는 토양이 된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아울러 극단주의 정치의 양상이 필리핀에서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공포와 편견을 이용하며, 진지한 성찰이 결여된 극단적 정책에 사회적 금기에 도전하는 직설적 화법을 특징으로 하는 극단주의 정치 행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 국가나 지역의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악화되면서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있다. 지난 해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일으킨 파리 연쇄 테러 이후 모든 무슬림의 입국을 금하겠다던 황당무계한 공약은 시작에 불과했다. 최근 내놓은 외교안보 정책 및 보호무역에 대한 그의 구상은 경쟁자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표현대로 "엉성하고 매우 위험"하며 실현 가능성도 거의 없다. 그러나 인기는 하늘로 치솟는다.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주자 도널드 트럼프 © AFP=뉴스1

트럼프는 지난 달 한국을 비롯한 미국 동맹국에 방위 비용을 분담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적절한 수준에 이르지 않으면 미군 철수를 감행하겠다고 압박한 셈이다. 

대외 군사 개입을 줄여 막대한 재정 적자를 해결하겠다는 이유이지만 트럼프의 이 같은 고립주의적 외교 정책은 국가간의 동맹 관계를 비즈니스 관점으로 바라보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불거졌다.

중국을 겨냥한 정책 및 발언은 도를 넘는 수준이다. 그는 중국이 환율 조작으로 대미 관계에서 막대한 무역 흑자를 취하고 있다면서 중국 제품에 45%의 보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중국이 미국을 성폭행한다"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전례 없는 난민위기를 배경으로 한 유럽의 '우회전' 역시 단순한 사건이 아닌 전면적인 현상이 돼가고 있다. 비주류에 불과했던 극우 정당들은 이제 중앙정치를 넘볼 만큼 성장세를 거듭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지난달 치러진 대선 1차투표에서 반(反)이민 극우 오스트리아 자유당(FPOe) 소속 노르베르트 호퍼 후보가 35%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오스트리아의 양대 정당 사회민주당과 국민당은 2차 대전 이래 처음으로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하게 됐다.

나치를 경험한 독일에서도 극우정당을 둘러싼 '금기'는 부서지기 시작했다. 신생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3월 지방선거에서 3개 주 의회에서 모두 의석을 차지하는 데 성공해 총 8개 주의회에 진출했다. 잇단 승리에 힘입어 AfD는 최근 반이슬람 매니페스토를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그리스 극우정당 황금새벽당의 니코스 미할로리아코스 대표가 지난해 9월 아테네에서 선거 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AFP=뉴스1

프랑스 극우 국민전선(FN)은 지난해 12월 프랑스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약진했으며, 대표 마린 르펜은 다음해 대권진출의 야망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슬람 남성 난민은 모두 가둬야 한다"는 대표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네덜란드의 극우 자유당(PVV)이나 스위스의 국민당(SVP)은 지지율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8년 경기침체 및 유로 위기 이후 이어진 높은 실업률과 불평등 심화로 주류 정당에 대한 신뢰를 잃은 유럽인들은 비난의 화살을 이민자와 난민에게 돌렸다. 반유럽연합(EU), 반이민, 반이슬람적 담화가 짙은 패배감을 느낀 이들의 심장을 울린 셈이다.

특히 지난해 100만명에 달하는 난민들이 유럽에 유입되는 사태 속에서 유럽의 중심 파리와 브뤼셀을 강타한 연쇄테러로 대(對)테러 불안과 국민적 위기감이 심화되고 있는 것 역시 무시하지 못할 상황이다.

극단주의 정치 행태가 그 자체로 재앙이 되지는 않는다. 국민들이 기성 정치권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건강한 피드백이라는 진단도 있다. 그것보다는, 기성 정치에 대한 외면보다는 비판이 필요하다. 또 집행권에 엄격하고 되돌릴 수 없는 제한을 두는 정치 기관의 확립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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