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월 05일 (일) 로그인 PC버전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2021년 1월 시애틀N 사이트를 개편하였습니다. 열람하고 있는 사이트에서 2021년 이전 자료들을 확인 할수 있습니다.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외고·자사고도 '아버지가 검사장' 쓰면 감점…로스쿨은 괜찮아?



[로스쿨 입시 논란]자소서에 부모·친인척 신상 기재해도 제재 無
정량평가 산출방식 안 밝힌 곳 더 많아…정성평가 통제장치도 부재


교육부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출발은 '금수저' '현대판 음서제' 논란이었다. 실태조사 결과 발표 이후 '사법시험 존치' '로스쿨 폐지' 주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9일 대학가에 따르면 '로스쿨 음서제' 논란은 결국 불투명한 입시제도에서 기인한다.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신상을 기재해도 아무 불이익이 없다. 고등학교 입시에서도 감점 처리하는데 말이다. 입시요강을 봐도 학부 성적이나 법학적성시험, 공인영어 성적을 어떻게 산출하는지, 실제 얼마나 반영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로스쿨 입시에서 자기소개서 등 서류 비중은 10~40% 

교육부 실태조사는 자기소개서에 집중했다. 자기소개서에 '아버지가 00시장' '할아버지가 대법관'처럼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을 기록해 '불공정 입학' 여지가 있는 사례를 주로 들여다봤다. 

로스쿨 입시에서 자기소개서는 서류 평가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서류평가는 자기소개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평가한다. 평가하는 교수의 주관이 개입할 수 있다. 이른바 '정성평가'에 속한다. 

전국 25개 로스쿨은 1, 2단계로 구분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대부분 로스쿨은 1단계에서 법학적성시험(LEET), 학부 성적, 공인영어 성적, 서류 심사 등으로 정원의 3~7배를 가려낸다. 2단계에서 논술과 면접 등을 실시해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

자기소개서가 중심인 서류평가가 로스쿨 입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얼마나 될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2016학년도 입학요강을 보면 부산대와 아주대, 원광대, 충북대를 제외한 대부분 로스쿨은 1단계에서 서류평가를 10~40% 반영한다. 법학적성시험과 공인영어 성적, 학부성적이 비슷하다면 1단계 통과 여부는 정성평가인 서류평가에서 결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충북대 로스쿨은 1단계에서 서류평가를 반영하지 않는다. 대신 2단계에서 면접(14%), 논술(20%)과 함께 서류평가(6%)를 반영한다. 부산대 로스쿨도 마찬가지다. 아주대, 원광대는 2단계 면접에서 자기소개서를 활용한다. 

면접뿐 아니라 논술도 평가하는 사람의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정성평가의 대표적 예다. 25개 로스쿨을 보면 2단계 평가에서 면접 평가를 최소 10%, 최대 40%까지 반영한다. 서류, 논술까지 합하면 정성평가 비중이 60%에 달하는 로스쿨도 있다. 

◇특목고·자사고 입시에서는 부모 신상 기재하면 10% 감점

로스쿨 입시에서 서류평가 비중은 10~40%에 달하지만 공정성 확보 장치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실태조사에서 7개 로스쿨은 자기소개서에 부모 신상을 기재하면 안 된다는 규정 자체가 없었다. 

부모 신상 기재 금지를 미리 안내한 로스쿨도 이를 어겼을 때 따로 불이익은 없었다. '자기소개서에 허위 사실이나 대필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불합격 처리, 합격 취소, 입학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다. 로스쿨 입시에서 자기소개서에 부모 신상을 기록하는 것이 금지해야 할 일인가. 외국어고등학교, 국제고등학교와 같은 특수목적고등학교와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 입시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외고, 국제고에서 실시하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은 1단계에서 영어 내신성적과 출결 점수로 정원의 1.5배수에서 2배수를 선발한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160점과 면접 40점으로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로스쿨 입시와 비슷한 절차다. 서울지역 자사고는 1단계에서 추첨을 통해 1.2~1.5배수가량 걸러낸 후 2단계 면접으로 합격자를 뽑는다. 자기소개서는 면접에서 활용한다. 

서울시교육청에서 펴낸 '2016학년도 자기주도학습전형 및 고등학교 입학전형영향평가 매뉴얼'을 보자.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암시 내용 등 기재 시 학교별 기준을 마련하여 항목 배점의 10% 이상 감점 처리'한다는 규정이 명시돼 있다. 

매뉴얼은 심지어 로스쿨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것과 비슷한 '00지검 검사장이신 아버지를 따라 어렸을 때부터 법조인의 꿈을 키웠습니다'를 잘못된 자기소개서의 대표사례로 제시했다. 

부모뿐 아니라 친인척의 구체적 직장명과 직위, 소득 수준, 골프·승마 등 고비용 취미 활동도 자기소개서에 포함하면 안 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외고, 국제고 입시 설명회에 가면 '부모님이랑 해외여행을 많이 갔다'는 표현도 사용하지 마라고 한다. 부모 재산을 드러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교육부의 로스쿨 입학 실태조사에서는 부모나 친인척을 추정할 수 있는 자기소개서도 5건 드러났다. © News1

◇학부 성적 등 정량평가 산출 방법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아주대 '2016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 신입생 모집요강'은  법학적성시험과 학부성적, 영어성적을 어떻게 산출하는지 자세히 안내한다. 기본점수를 몇 점 주는지도 나와 있다. 

이처럼 전형요소별 산출방식을 알면 정량평가에서 어느 정도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 대략 예측할 수 있다. 아주대 로스쿨은 1단계에서 법학적성시험(30%)과 학부성적(20%), 공인영어 성적(20%) 등 정량평가만으로 모집정원의 7배수를 뽑는다.

아주대는 예외에 속한다. 교육부 실태조사에서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을 기재한 자기소개서가 발견된 13개 로스쿨의 2016학년도 입학요강을 보자. 법학적성시험, 학부성적, 공인영어 성적 등 정량평가 점수를 어떻게 산출하는지 환산방식을 입학요강에 구체적으로 밝힌 곳이 한 곳도 없었다. '학사과정 성적은 본교에서 정한 성적 환산 방식에 의하여 산출'한다는 식으로만 안내할 뿐이다.  

학부 입학요강은 로스쿨과는 달랐다. 로스쿨 입학요강에서는 학부성적 산출방식을 밝히지 않은 한 대학의 학부 수시모집 요강을 보면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성적 산출방법과 내신 등급별 점수가 자세히 나와 있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법학)는 "진짜 부정부패가 만연한가의 문제가 아니라 로스쿨을 신뢰할 수 없는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전형요소별) 실질반영비율이나 환산식까지 공개해 우리가 꼼수를 쓰지 않는다고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로스쿨 입시에서 평가자 주관이 개입할 수 있는 정성평가 비중은 높지만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은 사실상 없는 것도 문제다. 교육부 실태조사에서 3개 로스쿨은 부모나 친인척이 누구인지 추정할 수 있는 자기소개서를 면접관에게 그대로 제공했다.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가리지도 않았다. 

특목고, 자사고 입시에서는 신입생을 선발할 때 평가자가 지원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있는 상황에서 평가를 실시해서는 안 된다. 실제 A외고는 출신학교, 이름 등 지원자의 인적사항을 가리지 않고 평가한 사실이 교육청 감사에서 드러나 기관경고를 받기도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학늘교육 대표는 "대입 논술전형에서 논술 비중이 40%밖에 안 되지만 실질적으로 당락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듯 로스쿨에서 면접도 마찬가지"라며 "정성평가 비중은 높지만 특목고, 자사고 입시와 달리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장치는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분류
Total 22,810 RSS
List
<<  <  559  560  56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