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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터치]전경련이 옥상에서 농사 짓는 까닭



<전경련 빌딩 옥상 텃밭© News1>

여의도에 위치한 전국경제인연합회 FKI타워. 여의도 일대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첨단 빌딩이다. 245m에 달하는 거대한 위용에 50층짜리 유리 빌딩은 외벽엔 태양광 발전 패널이 설치돼 있는 등 각종 첨단 기술이 집약됐다. 


전경련 회관 옥상엔 일반인에겐 공개되지 않는 공간이 있다. 옥상에도 역시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패널이 설치돼 있고 바로 밑엔 작은 텃밭이 마련돼 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철마다 각종 채소를 가꿔 50층 식당가에 공급한다. 따로 구분은 되지 않지만 50층 식당가에서 먹는 채소 중 일부는 전경련 빌딩에서 직접 재배한 것이다. 

재계의 본산인 전경련이 농사를 짓는 것은 언뜻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농업의 경쟁력에 대한 전경련과 재계의 고민은 과거에도 많았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993년 신경영을 선포할 당시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설파한 바 있다. 그중 하나는 삼성의료원과 연계한 유통 사업과 유기농 아이디어였다. 삼성의료원에서 환자들에게 제공할 식재료를 직접 유기농으로 키워보자는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소규모 농지를 규합해 대형으로 바꾸고 철저한 관리 속에 유기농으로 키우면 믿고 먹을 수 있는 식재료를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석래 효성 회장은 농업의 프리미엄화를 고민한 바 있다. 2007년 전경련 회장에 취임한 후 기자들과 만날 때마다 농업을 고급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가 중국산과 경쟁할 생각을 하지 말고 고급화 전략으로 고급 식재료를 만들면 중국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엔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기회가 될때마다 농업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전경련은 이란을 찾아 경제협력 포럼을 가진 바 있다. 이 부회장은 한국의 농업 기술과 이란의 농산물을 이으면 완벽한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농업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 농기계 부문에서 글로벌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동공업이나 LS엠트론, 동양물산 등은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한국의 농식품 가공 기술력도 최고 수준이다. 이 부회장은 한국은 전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음료 독립'을 이룬 곳이라고 지적했다. 코카콜라와 델몬트가 글로벌 음료 시장을 석권하고 있지만 한국시장에서만 제대로 기를 못 펴고 있다. 쌀로 만든 음료, 식혜나 수정과, 헛개차 옥수수수염차 등 다른 나라에선 상상도 못하는 재료로 만든 음료들이 경쟁하는 곳이 한국이다. 

전세계는 지금 식량 자원을 개발하는 그린바이오 산업을 두고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의 거대 곡물 회사를 비롯하 종자를 둘러싼 치열한 특허 경쟁, 유전자 공학까지 주요 국가들이 투자하는 분야다. 전세계 그린바이오 산업은 향후 5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35% 이상 성장이 기대된다. 

한국의 농업 정책은 그동안 '쌀'의 주권을 지키는 데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농업의 대형화와 고부가가치화엔 신경을 안 쓰고 농사짓는 유권자들에게 보조금을 주는 데에만 신경을 썼다. 

한국 농업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중국산 저가 농산물이 범람하지만 중국 내에서도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에 대한 수요는 무궁무진하다. 한국산 분유가 중국 관광객들에게 불티나게 팔리는 것이 전형적인 예다. 믿고 살만한 브랜드의 한국산 먹거리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충분하다. 

창조경제가 다른게 아니다. 이미 잘하는 산업을 연결하고 융복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게 창조경제다. 알파고가 뜬다 하니 정부는 벌써부터 민관합동 인공지능 육성 프로젝트를 만든다고 나섰다. 

인공지능연구도 좋고 순수 기술 개발도 좋다. 하지만 창조적인 농업육성 프로젝트부터, 발목이 잡혀 있는 다양한 서비스발전 기본법 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인공지능 투자로 결실을 맺는 것보다 더 빨리, 더 좋은 성과를 내지 않을까.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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