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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2막 귀농] "준비 없이 성공사례만 보고 뛰어들면 낭패"



10년 외길 토마토 재배로 연 70억 매출 이길호씨 
재투자, 농가네트워크, 컴퓨터관리시스템 비결



"귀농은 현실이에요. 이젠 옛날과는 다릅니다. 잘 되어있는 영농조합이나 단체를 찾아가서 자본을 투자하는 귀농을 해야합니다. 그곳에서 노동도 하며 기술을 습득한 후 독립하는 게 실패를 피하는 길이죠."

확실한 준비 없이 성공 사례만 믿고 뛰어들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일침을 놓는 이길호씨(50). 2005년 전남 화순으로 귀농해 10년 넘게 토마토 재배라는 한길을 걸으며 얻은 교훈이다. 

현재 2만여평 토마토 온실을 운영하며 연 매출 70억을 올리는 농업회사법인 대표인 이씨. 귀농했을 당시엔 2000만원이 전 재산이었다. 

하지만 부족한 자본 대비 충실한 연구 자료가 있었기에 지금의 성공이 뒤따를 수 있었다. 그는 귀농을 시작하기 앞서 2년에 걸쳐 농산물 시장 흐름을 파악하는 일에 주력했다. 

여러 농산물의 보관성, 저장성, 계절별 특·장점 등을 개별적으로 분석한 이후 미래가능성이 엿보이는 토마토와 파프리카 2개 작목을 두고 고민을 거친 끝에 토마토를 재배하기로 결정했다. 

전세계 시설 채소의 주요품목이 토마토라는 점, 토마토 소비량이 국내총생산(GDP)에 비례해 증가하는만큼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이란 점에서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당시 열악한 국내 토마토 시설 환경을 보고선 땀 흘려 노력하면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겠다는 의지도 생겼다.

작목을 선택한 이후에는 가까운 산지를 찾아 직접 토마토를 구입해 장사를 해보며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지 적성을 검증해보기도 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며 확신이 선 뒤에야 고향 화순을 찾아 비닐하우스 1000평을 대출을 끼고 중고로 매입해 토마토 재배를 시작했다. 

무엇이든 처음은 어렵다는 항간의 말처럼 초기엔 늘 고비였다. 해가 뜨자마자 하우스에 나가 일을 하고, 수확한 토마토를 선별해 시장에 출하하고 나면 새벽 1~2시가 넘었다. 

생계가 힘들어 아내는 수확기가 아닌 철에 대리운전을 뛰었고 부부는 멜론, 포도 등 과일을 떼어다가 트럭에 싣고 아파트 단지에 가 팔기도 했다. 

이씨는 "많이 공부하고 시작했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해보니 계획과 현실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 정도까지 여유가 없을 줄은 몰랐다. 그 당시 어린 두 아들과 함께 해줄 시간도 없었고 일의 노예가 된 것 같은 느낌만 들었다"고 회고했다. 

전남 화순에서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이길호씨(50)의 농장.2016.9.29/뉴스1 © News1


하지만 그때의 어려움이 명확한 목표를 설정한 일등 공신이 됐다.

이씨는 "어떻게 이겨낼까 고민을 하다가 규모화된 영농을 하자는 생각을 했다. 영농의 규모를 키우고 고용을 확대해서 여유 있는 경영 활동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밤낮없이 일해 번 돈을 모두 온실 신축에 투자했다. 

초기 1000평에서 3000평, 4000평, 5000평으로 점차 규모를 늘렸고 지역 토마토 농가들을 모아 화순군 토마토연합회를 결성했다. 또 범위를 넓혀 전국토마토수출자조회를 설립, 토마토 재배 농가들의 생산과 판매·수출에 힘이 되는 발판을 마련했다.

2009년 뜻이 맞는 토마토 농가들과 개별 영농조합 법인을 설립한 이후부터는 목표로 했던 '규모화된 농업'의 그림이 어느정도 그려지기 시작했다. 계속적인 재투자로 얻은 열매였다. 

귀농 전 교육관련 프랜차이즈사업을 하고 무역회사에 재직하는 등 여러 사회 경험에서 축적한 경영 노하우도 그의 목표 달성의 원동력이었다.

현재 생산·유통·수출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그의 회사에는 생산직과 관리직 등 직원들만 50여명에 달한다. 매년 총 70억원 가량을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시설 또한 꾸준히 증축하고 있다. 

올해에도 농장 2만여평 확장공사를 진행 중이며 신축 온실이 완공된 2년 후에는 토마토 주스 등 가공제품도 출시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이처럼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그의 토마토 재배 사업의 비결이 있다면 바로 '시스템 경영'이다.

태양의 세기, 온도, 식물 뿌리 및 영양공급 상태를 파악해 온실 환경을 조절하는 컴퓨터 시스템이 그중 하나다. 6~7년전 도입한 농업관리 컴퓨터가 농장이 생긴 이후 계속적으로 데이터를 축적했고 그를 바탕으로 각 날씨와 상황에 맞는 영양을 공급하는 체계다.

이씨는 "농산물이지만 철저한 시스템 관리를 통해 공산품에 가깝게 품질화하는 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법"이라며 "결론은 지금의 농업은 과학화, 수치화라는 것이고 예전의 주먹구구식 방식에서 탈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귀농인들에게는 "새로운 것을 시작함에 있어 누구나 꿈은 꿀 수 있지만 농업은 현실이다. 귀농도 이제는 투자의 범위가 커졌다. 무작정 귀농하지 말고 체계가 잘 돼있는 영농조합이나 단체를 찾아가 투자를 하고 자본을 보장받고 환불약속을 받아라. 그 속에서 노동력을 제공하고 대가로 기술을 배운 후에 잘할 수 있을 때 독립을 하라. 그래도 늦지 않는다. 어업, 과수 등 발품을 팔아 내 적성과 성격에 맞는 지역과 작목을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주)로가닉코리아 이길호 대표가 토마토 검별장 내부를 설명하고 있다. /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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