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멘티였던 두 사람, 서울시장 보궐선거부터 '견해차'
"정치적으로 뭘 할 수 있을까"·"호객행위 하나" 설전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야권통합을 제안하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한때 '멘토와 멘티'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지는 두 사람의 인연이 '악연'이 되는 데는 채 5년이 걸리지 않았다.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 대표가 당시 청춘 콘서트를 진행하면서 정치에 관심을 보여 김 대표에게 조언을 구하며 가까워진 것. 같은 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견해차를 보이며 결별했지만, 이후에도 두 사람은 간간이 공식 석상에서 대면하며 연을 이어갔다. 이듬해 김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후보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차츰 안 대표와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에는 안 대표가 김 대표 모친상 빈소를 찾아 조문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안 대표가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을 만들고, 김 대표가 더민주 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되면서 갈등이 표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안 대표는 우선 김 대표의 영입에 대해 "야권에서 건강한 경쟁관계가 되는 것이 국민의 입장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김 대표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이력이 논란이 일자 "문재인 전 대표의 김 대표 영입을) 이해할 수 없다"고 공세를 취했다.이내 김 대표도 "2011년에 안 의원을 4번밖에 본 적이 없다"며 자신이 안 대표의 멘토가 아니었다고 부정했다.그는 "그때 나는 이 분이 정치적으로 과연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가 들었기 때문에 더 이상 얘기를 안 했던 사람"이라며 거리를 뒀다. 김 대표는 또 안 대표가 대통령 후보가 되는 데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당을 뛰어나간 것이라며 안 대표의 탈당을 평가절하했다. 크고 작은 설전이 이어지던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은 필리버스터 정국이 마무리되자마자 김 대표가 야권통합을 제안하면서 증폭됐다. 안 대표는 김 대표를 겨냥해 "비겁한 정치공작"이라며 "필리버스터 중단에 따른 국면전환용"이라고 지적했다. 4일에는 '안 대표는 빼고 오라'고 했다가 '안 대표를 포함한 통합'이라고 한 김 대표를 향해 "호객행위 하셨어요?"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4일 오후에는 호남향우회 중앙회 정기총회에서 두 사람이 어색한 만남이 이뤄졌다. 안부를 물으며 서로 악수를 한 게 짧은 만남의 전부였다. 이후 4일 밤 진행된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안 대표는 야권 통합이 불가하다는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켰다. 4월 13일 총선 이전까지 김 대표와 안 대표간은 충돌을 잦아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서로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널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