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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 10만명, 고기밥으로"…대선판 장악 필리핀판 트럼프



무능 정부에 실망한 국민들 상당수가 대통령으로 '낙점'…1위 후보마저 위협


로드리고 두테르테(70) 다바오 시장은 교황에 욕설을 하고 자신의 부정(不貞)을 농담조로 인정하기도 하지만 필리핀 국민 상당수가 그를 대통령으로 원한다. 수천명의 범죄자들을 처형하겠다는 공약을 지킬 수 있는 인물로 보기 때문이다. 


15일 AFP통신에 따르면 두테르테는 전례없는 범죄와의 전쟁에서 사법 시스템을 건너뛰어도 괜찮다는 무자비한 지도자로 자신을 드러내면서 대통령궁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두테르테는 이달 초 남부 소도시 링가옌에서 열린 유세에서 마약 밀매자들을 박멸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군경에 이런 사람들(범죄자들)을 모두 찾아 처형하라고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례적이거나 돌발적 발언이 아니었다. 두테르테의 유세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는 링가옌 유세에서 자신이 오는 5월 선거에서 당선될 것을 준비해 장례 사업을 해보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두테르테는 "장례식장이 가득찰 것이다"며 "나는 시체를 제공하겠다"고 말하자 유세장에서는 환호와 웃음이 터져나왔다. 변호사 출신인 두테르테는 이전에는 범죄자 10만명을 처형한 뒤 마닐라만에 던져 "물고기가 살찌게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적 용기" 혹은 "튀어야 산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면 두테르테의 선거 전략 중 핵심인 치안 정책은 범죄와 부패, 빈곤에 찌든 필리핀 유권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필리핀 남부 다바오에서 오랫동안 시장을 맡아온 두테르테는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의 후임이 되겠다고 나선 유력 후보 4명 중 한명이다. 

두테르테의 인기는 점차 치솟고 있어 현재는 여론조사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여론조사 업체 펄스아시아의 이번주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에 불과 4% 포인트(p) 뒤진다. 

필리핀대학의 정치학 교수 클라리타 카를로스는 AFP통신에 "두테르테는 정말로 경이로운 사람이다. 나는 그의 발언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야심을 품고 있다는 점이 좋다. 그는 정치적으로 용기 있는 사람이다"고 덧붙였다. 

인구의 약 80%가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에서 두테르테는 심지어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해 말 대선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는 교황을 "개XX"라고 욕하기도 했다. 교황이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 교통체증이 유발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첫번째 결혼이 깨진 뒤 한 여성과 오랫동안 관계를 맺고 있는 두테르테는 여자친구가 2명이라는 사실도 시인했다. 

하지만 그는 농담조로 납세자들이 자신의 여자들을 위해 비용을 부담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자신은 하숙방에 매달 1500페소(약 3만8000원)만 내고 있고 여성들과는 대실한 숙박시설을 이용해 돈을 절약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카를로스 교수는 유권자들이 그의 지각없는 행동에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것보다는 과거 범죄가 만연했던 다바오를 필리핀에서 가장 평화로운 곳으로 변모시킨 그의 행적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카를로스는 "그가 욕설을 많이 하고 바람둥이란 점을 신경쓰지 마라. 나는 이것이 정치 지도자로서 그의 가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테르테는 또 검소한 생활이 몸에 배었다. 공직자의 위치를 이용해 자신의 배를 불리는 여타 필리핀 정치인들과 차별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필리핀 대선 후보인 로드리고 두테르테(70) 다바오 시장이 2일(현지시간) 링가옌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 AFP=뉴스1


◇무능 정치 실망감이 촉발한 돌풍

인권단체는 두테르테의 대권 도전에 질색한다. 자신의 발언을 뒷받침하는 기록을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권단체들은 두테르테가 다바오에서 범죄 용의자와 거리의 아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자경단(自警團)을 조직했거나 방조했다고 비난한다. 이 자경단이 1980년대 이후 1000여명을 살해했다는 것이다. 

두테르테는 수년 동안, 지역 경찰과 과거 공산주의 반군 그리고 청부살인자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살인 조직의 존재를 부인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고 시인했다. 또 인권 단체들은 살해당한 사람들의 수를 낮게 잡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취재진에게 "그들은 계산을 잘못했다. 1700명이다"고 말했다.  

필리핀 인권위원회 회장 치토 가스콘은 사법당국이 두테르테에 대해 혐의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가스콘은 필리핀내 "처벌하지 않고 눈감아주는 문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즉, 정치인들과 유력자들은 종종 범죄로부터 빠져 나간다는 것이다. 

가스콘과 다른 인권운동가들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기본적 정의의 문제를 두테르테가 신속하게 고쳐줄 것이란 약속에 매료돼 있다고 말했다. 

마닐라 소재 휴먼라이츠워치의 리서처 카를로스 콘데는 "그는 인기가 많다. 만연한 범죄와 이에 대처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력으로 촉발된 극단적 실망감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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