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시비는 저와 동료 쫓아내기 위한 핑계"
"국민선택으로 반드시 승리해 소명 다하겠다"
"저와 동지들 黨으로 돌아올 수 있게 뜨거운 지지를"
새누리당 공천학살 논란의 중심에 선 유승민 의원(3선·대구 동구을)이 23일 당의 공천과정에 대해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인 정치보복"이라며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은 이날 밤 10시50분쯤 대구 지역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든 우리 집을 잠시 떠날까 한다.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등 친박(친박근혜)계가 주도한 이번 공천을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공천에 대해 지금까지 당이 보여준 모습은 정의가 아니다. 민주주의가 아니다. 상식이 아니다"며 "정의가 짓밟힌 것에 분노한다"고 했다. 이어 이 위원장 등이 그의 공천 보류 이유로 들었던 지난해 4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등으로 불거진 정체성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유 의원은 "몇번을 읽어봐도 당의 정강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은 없었다. 당의 정강정책은 따뜻하고 정의로운 보수를 추구하는 가치를 말해주고 있다"며 "정체성 시비는 결국 저와 개혁의 뜻을 같이 한 죄밖에 없는 의원들을 쫓아내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천을 주도한 그들에게 정체성 고민은 애당초 없었고 진박(眞朴·진실한 친박), 비박(非박근혜) 편가르기만 있었을 뿐"이라며 "국민께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23일 오후 대구시 동구 화랑로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2016.3.23/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
유 의원은 "권력이 저를 버려도 저는 국민만 보고가겠다. 저에게 주어진 이 길을 용감하게 가겠다"며 "국민의 선택으로 반드시 승리해 정치의 소명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헌법 1조2항'을 언급,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면서 "오늘 저의 시작이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로 나아가는 새로운 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저와 뜻을 같이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경선 기회조차 박탈당한 동지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제가 이 동지들과 함께 당으로 돌아와 보수개혁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국민들의 뜨거운 지지를 바란다"고 허리숙여 회견을 마쳤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