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꿈 포기, 측근 김용태 경쟁 의식해 장고
측근 그룹은 당권 도전 사전 정지작업 나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의 돌발 변수로 떠오른 자신의 당 대표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지사가 비록 지난 4·13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인지도나 대중성 측면에서 확실한 장점이 있는 만큼 그가 당권 도전을 공식화 할 경우 새누리당의 전대구도가 또 한 번 요동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선 김 전 지사가 26일 출마를 공식화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지만 정작 본인은 아직까지 확실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사의 고민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첫째는 김 지사가 당 대표에 출마할 경우 대권의 꿈을 접어야한다는 사실이다. 다른 하나는 자신과 정치적 노선이 같고 가장 아끼는 후배 정치인인 김용태 의원이 당권 도전을 선언한 상태에서 김 의원과 경쟁하는 것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김 전 지사의 당 대표 출마선언은 자연스럽게 여권의 차기 '잠룡'이라는 타이틀을 잃게된다는 의미다.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명시된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당권을 쥐게 되면 대권 출마를 포기해야 한다. 그가 당권 도전에 나서는 순간 측근인 김용태 의원과의 관계도 틀어질 수 있다. 단순히 김 의원만 잃는 게 아니다. 김 전 지사는 특히 "후배들의 앞길을 막는 선배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 김 전 지사 측근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김 전 지사와 (출마와 관련해)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출마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고민 중이신데 가능성은 반반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김 전 지사가 주변 분들을 계속 만나고 있다"며 "오늘도 몇몇 분들을 만나서 의견을 듣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또 김 의원과 관련해 "그게 참 복잡하다"며 한숨을 내쉰 뒤 "김 전 지사와 김 의원과는 추구하는 노선이 같다. 그래서 그런 것 때문이라도 김 전 지사가 더 고민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측근도 뉴스1과의 통화에서 "김 전 지사가 아직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지사가 당권 도전을 고심하는 이유가 현실정치에 대한 '갈증'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4·13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에게 패한 뒤 현실 정치와는 거리를 둔 채 잠행을 이어 왔다. 하지만 잠행이 오랜 시간 지속될 경우 현실정치에서 완전히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김 전 지사를 움직이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정치적인 재기를 위해 당권 도전이라는 '승부수'를 던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이 같은 김 전 지사의 고민과는 별개로 김 전 지사측은 당 대표 출마와 관련한 사전 정지작업에 들어갔다.김 전 지사측은 전날 TK(대구·경북) 정치부 기자들을 상대로 전화를 돌려 김 전 지사가 당 대표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출마시 도움도 함께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대의원과 당원 등을 대상으로 자체 여론조사도 실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 결과 현재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과 비교해 높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지난 5월 말 대장암 수술을 받은 김 전 지사의 건강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김 전 지사 측근은 "지난 5월 초기 대장암 수술을 받으셨는데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며 "지금은 완치되셨고 아주 건강하신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