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노믹스, 외국기업 배척하는 중국에 '명분'
중국 시장과 아시아 경제블럭 지배권 잃게 될 것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는 중국의 패배라는 관점이 있다. 선거운동 기간 트럼프는 중국을 '미국의 일자리를 훔치는 사기꾼'이라고 낙인찍었다. 트럼프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높이겠다고 공언했다.그러나 트럼프의 정책은 결과적으로는 중국에 이득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11일 보도했다. 트럼프의 국가주의적 정책은 중국이 국가주의적 접근법을 강화하는 명분을 줄 것이라는 지적이다.◇ 中 산업구조 변화: 해외 상품 단순조립 → 자체 첨단기술트럼프는 중국이 불공정한 관행과 값싼 노동력으로 미국인의 일자리를 훔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제는 이 논리가 사실이 아니다.오늘날 중국은 더 이상 미국의 청바지나 아이폰을 단순 조립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 중국의 인건비는 오르고 있으며 중국 내 제조업 일자리는 다른 개발도상국으로 옮겨가거나 미국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블룸버그는 트럼프가 중국의 거대한 목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더 이상 '세계의 공장'에 머무르기를 원하지 않는다. 중국은 '국가 챔피언' 기업을 만들어 미국과 경쟁하거나 미국 상품을 대체하기를 바란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중국 소비자들이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하는 대신, 미국 소비자들이 중국 기업 휴대폰을 쓰고 중국 운영체제(OS)를 이용하기를 원한다.중국 정부는 전기차, 반도체 등 새로운 기술과 상품을 개발하는 업체들에 보조금 등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산업 전략 '메이드 인 차이나 2025'는 첨단 선박, 의료기기, 로봇 등 선진 장비 제조를 촉진하기 위해 구상됐다. 중국 지방정부는 스타트업에 자금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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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베이징의 스타벅스 매장. © AFP=뉴스1 |
◇ 외국 법인에 빗장 거는 中…"개혁하도록 압박해야"그러나 중국 정부의 기업 육성책은 외국계 법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중국 내 외국계 업체들은 중국 정부가 자신들에게 비우호적이며 중국의 사업환경은 적대적이기까지 하다고 증언한다. 외국 기업들은 이상한 조사단속에 휘말리기도 한다. 중국의 행정처리는 매우 느리고 구식 투자 장벽은 외국 업체들의 사업을 방해하고 있다.중국은 미국 기업의 주요 소비국이기도 하다. 스타벅스부터 보잉까지 여러 미국 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부유하며 중국 시장은 급팽창 중이다. 이런 중국 시장이 빗장을 걸게 되면 미국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면 미국 내 일자리도 감소하게 된다.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트럼프에게도 좋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중국이 약속한 '개방 개혁'은 매우 미진한 수준이다. 블룸버그의 마이클 슈만 기자는 호혜주의에 근거해 중국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도록 비집고 들어갈 것을 조심스럽게 추천했다. 호혜주의란 양국이 서로 같은 수준의 우대조치를 승인하는 원칙으로 상호 교역을 확대할 목적으로 취해진다.◇ 아시아 블록 내 美의 공백…中이 주도하게 될 것또한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중국이 아시아에서 자국의 경제적·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도록 허용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좌초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아시아에서 경제적 존재감을 과시하며 중국으로 하여금 미국 기준을 따르도록 압력을 가할 기회를 상실한다는 뜻이다.캐피털이코노믹스의 마크 윌리엄스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아시아의 연결이 약해지면, 중국은 자국에 유리한 조건으로 아시아 지역을 정치·경제적으로 통합할 기회를 얻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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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FP=뉴스1 |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