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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최인근 목사] 삶은 의지다



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삶은 의지다
 
시애틀에서 목회하면서 겪은 일화다. 아들 둘을 낳고 남들이 볼 때는 마냥 행복해 보이기만 한 30대 여인이 상담을 하러 찾아온 적이 있다

대학을 입학해 동아리에서 한 남자랑 사랑에 빠져 4년을 함께 캠퍼스 커플로 남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고 서로 떨어지기 싫어 한 직장에 입사해 2년을 또 함께 한 다음 마침내 연애 6년차에 결혼을 해 그때까지 아들 둘을 낳으며 잘 살아왔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한 순간에 그 남편이 싫어지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도저히 더이상 같이 살아갈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대책이 없었다

그때만 해도 필자 역시 30대로 철이 없었던 데다 이렇게 황당한 상담은 받아본 적도 없어 목사 같은 말로 간신히 그 위기(?)의 순간을 면해보려고 안간힘을 쓰다 돌려보낸 것 같다. 목사 같은 말만 하니까 도움이 되지 않았는지 그 이후로 교회에도 나오지 않고 사라지고 말았다.

이것이 바로 우리 인생이다. 어느 때는 너무나 좋아서 목숨이라도 내놓을 듯이 뜨겁다 가도 한 순간에 얼음보다 더 차갑게 감정이 식어버리고 죽어도 같이 할 수 없다고 아우성을 치는 이 같은 것이 바로 허망한 인간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도 한결 같이 이 같은 감성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지혜롭게 자신의 감정을 극복하고 자식과 가정을 생각해 희생하며 자신의 의지를 불태워 오늘 우리들을 잘도 키워 내셨다.

불행하게도 오늘날 젊은이들은 그렇지 못하다. “싫은데 왜 사느냐?”고 항변하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갈라선다. 그리고 너무나도 쉽게 또 다시 재혼한다. 정확하게 조사해 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40여년 동안 시애틀 목회의 경험으로 보면 시애틀에서 재혼성공률은 단 10%도 안 된다. 어떤 여인은 다섯 번이나 실패를 거듭하는 것도 보았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결국은 의지다. 인격자는 의지력이 있어야 한다. 감성과 의지가 적당하게 조화를 이루고 환경을 판단하고 적응하는 것이 바로 인격자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먹고 사는 음식만 봐도 미국 대부분 식품들은 인스턴트다. 하지만 한국 고유의 먹거리는 거의 발효식품이다. 식품을 발효시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몸에 좋은 것이다. 이 같이 우리들의 삶도 그렇게 오래 두고 발효를 시키듯 견뎌내고 기다리는 의지력이 필요하다.

학교 성적이 좀 잘못 나왔다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고 부부싸움 한번 했다고 보따리 싸고 친정으로 돌아가 이혼 수속을 하고, 사업에 실패하고 경제적인 타격이 왔다고 모든 것을 다 포기해버리는 작금의 모습들은 아무리 봐도 문제가 있다.

뇌성마비로 99% 남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송명희씨라는 분이 있다. 그녀의 평생 소원은단 한번 만이라도 남을 섬기며 살아보고 싶다는 것이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남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자신의 현실이 얼마나 안타까운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고백이다. 이런 사람도 수 없는 찬송시를 쓰고 하나님이 얼마나 공평하신가를 뭇사람들 앞에서 고백하고 간증하며 오늘 우리들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

인생은 시애틀 날씨와도 같다. 오늘 밝고 눈부신 태양이 떴다 가도 내일이면 소리없이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그렇다고 시애틀을 떠나거나 하루의 생활을 포기하지 않는다. 시애틀은 늘상 그런 곳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 우리들 인생도 착각해서는 안된다. 오늘은 행복하다 가도 내일은 불행할 수 있다. 오늘은 건강하다 가도 내일은 병들 수가 있다. 그것이 바로 인생이다. 그러므로 행복한 날에는 불행한 날을 생각하고. 불행한 날에는 행복한 날을 생각하며 숙연하게 주어진 삶을 진실하게 살아가야 한다.

그런데 하나님은 한가지 놀라운 축복을 주셨다. 남의 불행을 도와 행복하게 만들어 주면 나의 삶에 불행의 빈도가 낮아지고 불행한 환경 속에도 행복을 느끼게 해주시는 것이다

이 세대가 삭막하고 불행한 것은 바로 이처럼 섬길 이웃이 없기 때문이다. 오로지 자기만을 위해 사는 삶은 결국 자기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죽이는 것이다. 팔과 다리가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몸을 이루듯이 우리 인간은 이웃들과 함께 유기적으로 아름답게 어우러질 때 비로소 성숙한 인생이 되는 것이다

어느 덧 연말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저절로 새해가 되면 축복이 오는 것이 아니다. 내 마음에 새해의 새 태양이 떠올라야 새해가 되는 것이다. 인격자라면 의지가 강해야 한다. 자신을 조금만 죽이고 희생하며 함께 갈 인생의 동무를 찾아야 되겠다. 이런 의지가 있다면 결국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이고 그러한 인생은 바로 행복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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