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경제(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몬테크리스토
올드타운
몬테크리스토
산과
산을 끼고 마운틴루프 하이웨이를 달리다보면
활처럼
휘어지는 곳
고요를
밀실 속에 숨겨 놓은 듯
소음과
기름 냄새 먼 주차장에 떨구고
오직
순수만 들이겠다는 표정이다
1890년
100년
넘어 걸어 닫은 몬테크리스토의 잠을 깨워본다
육중한
철근 게이트 비켜 배낭 비비고
융단처럼
깔린 초입 시야에 들면
한
걸음 한 걸음 굼벵이 같아서
눈길은
이미 저만치 앞서
지저귀는
산새들과 재잘거린다
갈
햇살 닿는 산책로 옆으로
수줍은
활엽 색시처럼 얼굴 붉히고
덩달아
뾰족한 것들마저 노랗게 들뜬다
오랜
세월 갈고 닦은 개울 속 돌들은
염주
알이 되지 못해 안달이 났고
그들의
식수로 쓰였을 법한 흐르는 물은
예나
지금이나 맑음에 변화가 없다
오래된
몇 집 폐가는 1세기 고요를 깨고 들어선
낯선
나그네를 경계하듯 말이 없다
미서부
개척의 원조인양 폼을 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