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협회 칼럼은 워싱턴주 한미변호사협회(회장 이승영)가 한인들에게 기본적인 법률 상식과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기고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법률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와 정보에 대한 교육 목적으로만 제공되며 법적 조언을 제공하기 위한 것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편집자註
투자 사기 등을 예방하려면 이렇게
이민 생활을 하다보면 같은 한인 동포들이 모이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끌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분들이 한인 교회나 성당, 각종 동문회 등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들, 언어 장벽이
심한 분들이라면 더욱 그렇기 마련입니다.
이런 곳들에서 심심치 않게 거론되는 주제가 재산 투자와 노후 설계에 관한 것들입니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거나 별다른 노후 보장 혜택을 기대할 수 없는 자영업자분들, 혹은 불안정한 고용직을 가진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어떻게 재산을 불려 걱정없는 노후를 지낼 수 있을지에 관해
고민해 보았을 것입니다.
때문에 투자 관련 이야기가 나오면 귀가 솔깃해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런 이야기를 자신이 의지하고 있는 한인 교회나 성당의 교인, 아니면
동문을 통해 듣는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투자 사기범들은 바로 이러한 심리를 이용해 범죄를 계획합니다. “같은
동포, 교인들끼리 설마”하는 안일함, 편하게
재산을 불리려는 욕심, 그리고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노후 설계를 하고 싶은 조급함 모두가 사기범들에게는
좋은 먹잇감입니다.
지난해 워싱턴주 연방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후 15년형, 6년형을 나란히 선고 받은
로렌스 홍 부부의 사기 사건 기록을 살펴보면 투자 사기범들이 어떻게 이러한 심리를 이용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로렌스
홍 부부는 여러 교회에서 신앙 간증이나 강연 등을 통해 자신들이 교회와 신도들을 돕기 위해 그들의 투자를 도와주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위조된 투자 성적과 경력, 그리고 자신들이 한국 부유층의 돈을 비밀리에
관리하고 있다는 거짓말로 사람들을 현혹했습니다.
그 부부는 이런 식으로 7년간 1,200만달러가 넘는 돈을 여러 사람들로부터 투자금으로 받아 자신들의 비싼 집과 차, 요트
유지 비용, 그리고 여행 비용으로 소비했습니다. 물론 피해자들 중에는
한인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사기 범죄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선 몇 가지 알아 둘 사항들이 있습니다.
첫째, 누군가가 비현실적인 투자 성공을 약속한다면 한번쯤 의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일정한 투자 수익률을 보장한다든지, 혹은 시장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고수익을 올렸다든지하는 이야기들은 잠재적 피해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거짓말일 수 있습니다.
둘째, 같은 동포, 교인, 또는 동문이라도 투자금을 맡기기 전 기본적인 조사는 해봐야 합니다. 실제로
로렌스 홍 같은 경우는 지난해 사건 이전에도 2007년에 투자 사기로 연방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간단한 인터넷 검색 정도로도 찾아낼 수 있는 정보인데도 많은 피해자들이 간과한 사실입니다. 믿을 만한 가족이나 친지로부터 소개를 받았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소개를
시켜준 사람도 단지 또 하나의 피해자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상한 낌새가 있다면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로렌스
홍의 2007년 사기 사건이 좋은 예입니다. 피해자가 처음에 투자한
돈을 잃은 후 돈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으나, 로렌스 홍은 투자한 돈이 국제 범죄 조직과 관련된 곳으로 들어갔으며, 만약 돈을 돌려받으려고 할 경우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이 살해당할 수도 있다고 피해자를 협박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겁이 난 피해자는 수사 기관에 신고하는 대신 50만달러가량의
돈을 로렌스 홍에게 더 투자했고, 그 돈마저도 잃고 말았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수사 기관에 신고하는 일이 잃어버린 투자금의 일부라도 돌려받을 수 있는 유일하고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이 칼럼은 워싱턴주 한미변호사협회 이승재 이사가 써주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