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월 24일 (수) 로그인 PC버전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2021년 1월 시애틀N 사이트를 개편하였습니다. 열람하고 있는 사이트에서 2021년 이전 자료들을 확인 할수 있습니다.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신앙칼럼- 최인근 목사] 멋진 사람



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멋진 사람
 
이 세상에서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는 가장 멋진 사람은 과연 누굴까? 참으로 다방면에서 많이 있을 것이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신비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멋있고, 우리들이 모르는 부분에 대해 너무나도 다 잘 알고 있는 박식한 사람들도 멋있고, 노래를 잘하는 사람도 멋있고,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도 멋있다.

그렇지만 가장 멋진 사람은 누가 뭐라 해도 넉넉한 마음으로 원수라도 용서해주는 사람일 것이다. 한국 어느 TV방송사에서 시골 노인들을 배경으로 하는 너무나도 순수한 모습의 프로그램이 있었다

좁은 골목길에서 그 지방 특유의 사투리로 자녀들에게 안부를 묻는 할머니 모습은 우리 어머니 모습 같아서 무척이나 인상 깊고 정감이 넘쳤다. 그런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스튜디오에 모시고 할머니에게 할아버지나 누구냐고 물었더니 웬수라고 답했다

그러자 사회자가 두 자가 아니고 네 자라고 힌트를 줬더니 평생웬수라고 대답해 폭소를 터뜨리는 모습을 보고 함께 웃었던 일이 있었다

왜 평생 함께 살아온 남편이자 인자한 할아버지를평생웬수라고 했을까? 그럼에도 때마다 따뜻한 밥상 차려 섬기며 평생을 함께 살아왔으니 그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이렇듯 비록 원수일지라도 넉넉한 가슴으로 용서하고 새로운 사랑으로 회복되어 갈 때 가슴 뭉클한 감동이 있는 것이다.

32살 젊은 나이로 교회를 처음 개척했을 때 일이다. 다른 교회에서 쫓겨나 아무 곳에도 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는 장로가 한 사람이 있는데 데리고 오면 어떻겠냐고 몇몇 신자들이 의논하고 있었다

갓 교회를 개척하던 때라 한 사람이라도 아쉬울 때였으므로 지체 말고 모시고 오라고 했다. 비록 장로로서 교회에서 쫓겨난 이력은 갖고 있지만 그도 변해 새사람이 되면 그것이 곧 교회가 할 일이 아닌가 싶어 참으로 많이 사랑했다. 마치 고향 아버지를 대하듯 그렇게 섬겼다

심방을 가서 식사를 하게 될 때에도 목사라고 꼭 나에게 먼저 주는 밥그릇을 꼭 그 장로에게 돌려주며 우선 섬기는 모습을 성도들에게 모범으로 보여드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문제를 일으켰다. 부흥회를 인도하고 돌아오니 몇 안 되는 교회의 일꾼들을 다 자신의 집으로 모아 놓고 우리 교회 목사는 신학교 문 앞에도 가지 않은 가짜 목사라고 소문을 터뜨린 것이다

그로 인해 당한 고통은 참으로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어린 나이에 경험도 없는데 그리고 한인들도 많지 않은 이민 사회인데 그 문제를 수습하며 혼자서 당한 고통은 지금도 소름이 끼칠 정도다

그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들을 무려 13년 동안이나 생이별을 하고 지내야 했을 정도니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하지만 한 편으로 생각하면 이때에 인내하며 원수를 사랑하고 용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하늘의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끝내 참고 원수 갚는 일을 포기하고 조용히 다시 목회에 전념하며 용서하는 마음으로 인내하며 세월을 보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있은 지 오래지 않아 그 장로는 골수암에 걸려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장례식엘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고민이 또 생겼다

하지만 장례식장에 갔다. 고인은 관속에 누워 있고 그 옆에 그 부인이 상주들과 나란히 서 있었다. 그런데 그 부인이 나를 보자 깜짝 놀라며 반갑게 맞아 포옹하며 진정으로 용서를 빌며 와줘서 고맙다고 거듭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랬다. 용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용서는 매우 값지고 보람된 일이다. 비록 고인이 되어 버렸지만 그 부인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남편이지만 못할 짓을 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고의든 고의가 아니든 때때로 이웃들에게 가슴 아픈 상처를 안기게 될 때가 많다

진정 멋진 신자라면 아니 신자가 아니더라도 인생을 보다 더 멋지게 살아가려면 그 어떤 원수라도 넉넉히 용서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젊은 청년의 때에 십자에 못 박히시고 죽어가면서도 자신을 처형한 잔인한 유대인들을 향해 용서를 비시던 우리 주님의 그 모습은 그래서 언제라도 멋있어 보이는 것이다. 짧은 인생 용서함으로 멋지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분류
Total 32,130 RSS
List
 1  2  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