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길
잃은 양*
시애틀은
그에게 황무지였나보다.
미국은
그에게 황무지였나보다.
하늘에서도
빛을 찾지 못하고
사람들에게서도
다정한 눈길을 찾지 못한
그에게
시애틀은 사막이었나보다.
일년
육개월 간의 유학생활
그는
참을 수 없는 외로움을 앓았던 것일까.
그동안
참을 수 없는 아픔이 있었던 것일까.
참을
수 없는 어떤 슬픔이 있었던 것일까.
아흔
아홉 마리의 양들은 울타리 안에서
합창을
부르는데
그
울타리 바깥에서 홀로 발만 구르진 않았을까.
아무도
홀로 방황하는 그를 발견하지 못했던 것일까.
누구도
그를 울타리 안으로 인도하지 못했던 것일까.
길을
찾다 찾다 못찾고
이국의
다리 위에서 생을 마감한
길
잃은 양
그는
천하보다도 귀한 우리 대한의 아들이었네.
그는
천하보다도 귀한 우리 대한의 아들이었네.
*지난 2월 25일 오로라 다리 위에서 투신한
한국 유학생 고 김주현군을 애도哀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