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옥
시인(서북미문인협회 회원)
새벽
별들도
서둘러 제 집을 찾고
밀리는
어둠 저 편
하루가
열린다.
늙은
수녀의
검은
옷자락만큼
경건히
촛불 하나 밝히고
어제는
후회였어도
용서로
옥문이 열리기를
올곧은
오늘의 눈물이 강으로 넘쳐났으면
새벽, 안개
경계를
허문다
다시
경계다.
<해
설>
모처럼
이미지 구축이 잘 되어있는 작품을 만났다.
위 작품 속에서 작가는 새벽을 맞아 새로운 삶의 비전을 적절한
이미지들로 형상화하고 있다.
그는 밤의 이미지를 “늙은 수녀의/검은 옷자락”으로 회화화하고 아침 해를 “촛불”로 그려낸다.
그리고
어제를 후회 즉 죄성의 날로, 오늘을 눈물 즉 회개의 날로 반영시켜 새로운 거듭난 삶 즉 평화의 세계인
“강”으로 승화시킨다.
이
강은 그의 신과 함께하는 세계로서 정결한 신앙적 성역을 상징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안개”를 밤과 낮 평화와 죄의 경계를 허무는 물상으로 상징화한다.
새벽과 아침 해를 맞아 오류의 삶을 벗고 새로운 평화의 삶을 살고자 하는 작가의 종교적 의표를 적절한 이미지들로
표출함으로써 시적 효과를 획득하여 주목된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