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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혜전] 노년의 행복



김혜전(스노호미시 한미노인회 회장)

 
노년의 행복
 
지난 한 주를눈 주간이라고 부를 정도로 시애틀에 많은 눈이 내렸다. 뉴스를 보면 폭설을 대비하느라 그로서리를 쇼핑하면서 상품 진열대가 텅 비어 있기도 했다. 아이들은 스키장에 가지 않고 집 주변에서 스노보드를 타거나 눈싸움을 하는 등 즐겁기만 하다.

그런데 아침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남편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한마디를 건넨다

오늘도 내일도 눈이 내린다는데 눈 때문에 노인회 모임에 참석하지 못할 분들도 많겠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노인회 회장으로 봉사하는 걸 지켜보는 남편도 나 못지않게 한인 노인 분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서둘러 설거지를 한 뒤 모임 장소인 마운트레이크 테라스 시니어센터에 도착했다. 쉬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아침 9시가 되기 전에 벌써 노인회 회원들이 나와 있었다. 가슴이 덜컹했다. 혹시나 시니어센터에 오시다 행여 빙판길에 미끄러지나 않았는지….

먼저 오신 분들은 반가운 얼굴로 서로 안부를 물으면서 두 손을 꼭 잡고 놓지를 않는다. 눈이 많이 와서 노인회가 쉬는 날이었는데도 40여명이나 나오셨다.

노인회에서 3일 간격으로 만나지만 오랜 만에 만난 것처럼 서로 주고받는 인사 속에 반가움이 깃들어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흐뭇하고 더 좋은 장소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죄송하고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노인회 회원들은 모이는 날이면 각자 취미에 따라 장기ㆍ바둑ㆍ탁구ㆍ요가ㆍ라인댄스ㆍ빙고ㆍ합창 연습을 한다. 장기와 바둑을 두시는 분들은 승부욕에 심각하고, 라인댄스와 요가를 하는 분들은 젊은이들의 움직임을 따라갈 수는 없으나 나름대로 열정이 넘치고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탁구를 치시는 분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손놀림이 빠르다.

빙고는 단연 최고 인기게임. 게임을 할 때면 번호를 맞추는 것이 좀 느리지만 회관이 떠나갈 정도로 힘차게빙고를 외친다. 합창을 할 때는 세상만사 근심 걱정이 모두 사라진 표정들이다. 언젠가 신문에서 읽었던노년의 행복이 떠오르는 모습들이다.

행복한 노후는 어떻게 시간을 활용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노인들이 가장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같이하는 시간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직접 만나는 것이다. 전화 등을 통한 간접적인 만남은 직접적인 만남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 수준보다 크게 못 미친다.  

노년일수록 행복에 있어 친구가 중요하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친구들로부터 정서적인 안정과 지지는 가족으로부터 얻는 안정과 지지에 못지않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이 많이 하는 TV시청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행복감은 다른 활동을 통해 얻는 수준보다 낮기 때문에 가능하면 TV를 끄고 다른 취미를 즐기도록 권한다.

노인회장으로 1년을 보내고 연임하게 되면서 늘 아쉬움이 남는 것은 현재 우리가 모이는 시니어센터는 우리 한인들만 모이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만 모이지 않다 보니 한인 노인들이 만나는 시간은 짧기만 해서 늘 아쉽기만 하다. 오전 9시부터 낮 1230분까지 고작 330분만 할당되니 제한된 시간에 따를 수밖에 없다

우리 회원들은 더 자주 모이고 오래 함께 있길 원한다. 이런 하소연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저리다. 노인들에게 하루 하루는 금 쪽과 같다.

시애틀 한인회가 빨리 성장해 시애틀이나 에버렛 등에서 300~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자체 회관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운전을 하는 남편이오늘도 눈이 많이 온다는데…” 한마디를 던진다

눈이 내리면 노인회가 문을 닫게 되고 집에만 계실 회원들이 생각난다. 노인들은 어울려야 행복한데 어울릴 쉼터가 없으니 안타깝고 눈까지 내리니 걱정이다. 제발 이번 금요일에는 눈이 내리지 않아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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