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Sky Country*의 전나무
Sky Country 숲 속 한 그루 평화로운 전나무
우리는 만나자 뜨거운 포옹을 했네.
그의 상처투성이의 몸에서 들리는 강물소리
내 영혼에 폭풍을 일으켰네.
당신의 평화는 어디서 오는가 물으니
“참된 평화는 사랑의 희생 속에 있다”라 했네.
나무는 사랑의 복음을 전하는 사도였네.
그의 손에 나의 이름을 내려놓고 하산하니
나무는 나를 뒤따라 내려왔네.
산우들이 차린 잔치에서 함께 점심을 먹고
나무는 나의 집으로 와 차를 마셨네.
그는 나의 서재에서 신문을 읽다가
국경에서 헤매고 있는 캐러밴 난민들
그 불행한 형제들을 구원하길 기도하고
함께 시를 썼네.
침상 위 옆에 누운 나무
밤새 우는 나의 귀를 만져주었네.
*시애틀 벨뷰(Bellevue)시 근방의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