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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시-김재완] 괴물 트럭의 뒤에서



김재완 시인/화가

괴물 트럭의 뒤에서


고속도로로 접어들자
집채 같은 트럭의 뒤를 
따라 달리게 되었다. 

성한 곳 하나 없이
찌그러져서 더 이상
무른 데가 없을 것 같은
돌무덤같은 
트럭~
언덕길에서 어김없이 
시끄러운 기계음과 
매연을 뿜어냈다. 

무게 만큼이나 느린 속도와
매캐한 매연 때문에
내 차가 오히려 꽁무니를 빼야 했다. 
무엇보다도 
형무소 담장같은 뒷문짝이 
시야를 가려
표지판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몇 번인가
차선을 바꿔 추월해보려고 
객기를 부리지 않았더냐?

작고,
오래된 
내 차가 
이 괴물을 앞찔러 
달릴 수 있을까? 

괴물이 호흡하는 
거친 바람을 버티며
그 옆구리를 달린다는 것이
아무래도 
위험스럽지 않을까? 

번쩍거리는 바퀴짝들의 위협과
옆구리에도 남아 있는 
사고들의 흔적들이 
암컷을 얻은 수컷 사자 같지 않은가!
말하자면. 
화가 치밀어 쳐박아본들
이 괴물은 
미동도 하지 않을 것 같았다. 

결국,
저린 발끝으로 브레이크를 
한 두번 밟다 보면 
내 차는
다시 
괴물의 뒤에서 달리고 있었다. 

이젠,
괴물 트럭의 일부가 되어
그것이 가는대로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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