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SNU포럼서 두 선박참사 비교 설명해
“세월호와 설타나호는 닮은 꼴”
서울대 시니어클럽이 지난 9일 뉴캐슬 도서관에서 연 SNU포럼은
‘잔인한 달 4월’에
발생한 두 선박의 침몰 참사를 통해 승자가 아닌 패자나 약자의 역사도 살펴봐야 한다는 교훈을 일깨워줬다.
이날 강사는 서울대 의대 출신의 외과 전문의로 미국 유학 후 오랫동안 마취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은퇴한 뒤 현재 머서 아일랜드에서 살고 있는
이회백 박사가 맡았다.
이 박사는 2년 전인 2014년 4월16일 침몰한 한국의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관련 자료를 찾다가
미국 최악의 여객선 사고였던 ‘설타나(Sultana)호 침몰
사고’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지고 영화까지 만들어진 타이타닉호(Titanicㆍ1912년4월15일)과 세월호는 우리가 잘 알고 있지만 설타나호 사고는 미국인들조차 잘 모르는 사고였다.
이 사고는 1865년 4월 27일 약 2,400명의 승객을 싣고 미시시피강을 올라가던 설타나호의
보일러가 폭발해 불이 나면서 침몰해 약 1,800명이 목숨을 잃은 참사를 일컫는다.
타이타닉 희생자 1,517명보다300명 가까이 많은데도 이 사고가 조명을 받지 못했던 것은 당시 미국 남북전쟁의 종전, 링컨
대통령의 암살 등 톱뉴스를 장식할 대형 사건들이 잇따라 터진 것이 1차적 원인이었다고 이 박사는 진단했다. 하지만 희생자 대부분이 시골 출신의 군 포로병들이었던 점도 하나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포로병을 싣는 과정에서 부패의 연결 고리가 있었고, 고장이 났는데도 제대로 수리조차 하지 않고
무리하게 운항을 하다 사고를 당했던 점 등에서도 18년된 배를 일본에서 들여와 증축을 한 뒤 과적 등을
해서 침몰한 세월호와 닮은 꼴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 박사는 “닮은 꼴인 이 두 건의 참사를 보면서 월터 벤자민이 했던 ‘역사는 승자들의 기록’이라는 말이 떠오른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패자의 역사도 살펴봐야 하고 ‘애국심은 무뢰한의 마지막 도피처’라는 말이 있듯이 자칭 ‘애국자’라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경계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