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한인 2세 마르따 임씨 ‘북소리’ 강사로
나와
'쿠바의 한인들'다큐도 상영...“한국 더 알고 싶어요”
워싱턴대학(UW) 한국학 도서관이 지난 주말인 19일 개최한 ‘쿠바특집 북소리’는 세계 각지에서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한인들은 설사 언어가 다르더라도 ‘대한민국’이라는 뿌리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음을 확인해줬다.
미국과
쿠바가 지난해 50여년만에 국교를 정상화한 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는 88년 만에 쿠바를 방문한 각별한 시기에 열린 이날 북소리의 강사는 쿠바 한인2세인 마르따 임 김(한국명 임은희.77)씨였다.
임씨는
한인 이민이 5세까지 내려갔을 정도의 오랜 시간에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외부와 단절돼 사실상 한국의 정체성을 거의 상실한 가운데서도 한국인이라는 ‘뿌리’를 추적해왔으며 1,000명이 채 안되는 쿠바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지도자이다.
그녀가
미국과 쿠바 국교정상화 후 첫 미국 방문으로 시애틀을 찾은 것은 쿠바와 시애틀 한인사회의 각별한 인연 때문이었다.
미국과
국교를 단절했던 시기였던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
시애틀연합장로교회 소속이었던 강세흥ㆍ홍승주ㆍ장 진씨 등이 쿠바를 찾아가 임씨 등과 인연을 맺고 ‘쿠바
한인 이주 기념비’ 등을 세워주며 그들이 뿌리를 찾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었다.
UW 한국학
도서관 이효경 사서가 지난해 쿠바를 방문해 이 같은 인연을 이어받고 쿠바 한인들의 뿌리찾기를 돕는 방안으로 임씨 등을 초청했다.
현지에서 사역을 하는 김성기 목사와 함께 임씨를 주인공으로‘Dessarraigo’(Uprootingㆍ뿌리찾기)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한인 4세 루이스 이즈끼에르도 김씨도
동행했다.
이날
북소리에서 미국 최초로 상영된 ‘뿌리찾기’는 구슬픈 아리랑을
배경으로 태평양을 건너 멕시코를 거쳐 쿠바로 이동하게 된 이민사를 상징하는 광활한 바다를 바라보며 이제는 얼굴에서 조차 한인의 피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한 한인들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다큐
속의 출연자들은 비록 한국말을 못하지만 “나는 절반은 한국인이고, 절반은
쿠바인만큼 한국인”이라고 강조했다.
쿠바개혁장로교단의
장로이기도 한 임씨는 이날 강연을 통해 “쿠바 한인들은 한국을 더 많이 알기를 원한다. 한인 후예들이 한국을 더 많이 알 수 있도록 더 많은 교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UW 한국학 도서관은 이번 쿠바특집을 계기로 시애틀지역 한인들도 쿠바 한인들의 과거와 현재 등 이민사를 담은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사진 콜렉션을 온라인(depts.washington.edu/korcuban/#/home)에
마련했다.
이효경 사서는 다큐멘터리 ‘뿌리찾기’를 UW 한국학도서관에 비치하고 있으므로 시청을 원하는 한인들은 대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