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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홍 칼럼] 소설과 커리어



대니얼 홍(교육전문가)

 
소설과 커리어

 
하버드 MBA, 조지타운 MD, 듀크 JD프로그램의 공통점이 있다면 문학 소설 강의를 개설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메디칼, 로 스쿨에서 소설을 가르치는 이유가 무엇일까.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엄친아처럼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문제, 약점, 실패로 점철된 사람이다. 살인자, 성 도착증 환자, 외톨이, 아웃 사이더등 세상의 굴레에서 허우적거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간 실패 혹은 중독의 기록이라 할 수 있는 <죄와 벌> <롤리타> <돈키호테> 같은 소설을 전문대학원에서 가르치는 이유는 전문가로서 활동하기 앞서 인간이 무엇인지를 이해시키려는데 있다.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다
두 소년이 굴뚝청소를 마치고 나왔는데 한 소년의 얼굴에는 까만 재가 묻었고, 다른 소년의 얼굴은 멀쩡했다. 두 소년 가운데 누가 얼굴을 씻었을까. 더러운 얼굴 소년이 씻었다가 상식적인 대답이겠지만 그것은 성급한 답변이다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고 서로 상대방의 얼굴만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정작 얼굴을 닦은 소년은 멀쩡한 소년이었다. 재 묻은 상대방 소년의 얼굴을 보고 나도 저렇겠구나라며 자신의 얼굴을 씻었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대상 원리가 소설에도 적용된다. 뭔가 하자가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이 사람이 어쩌면 이렇게 나와 똑같을까라는 공감대를 형성함으로 독자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런 감정이입 과정, 즉 주인공의 문제 속으로 들어가 그 삶의 일부를 간접적으로 경험함으로써 독자는 인간이 처한 상황을 깨닫고 삶의 근본적 문제를 파악한다. 그 과정에서 동원되고 키워지는 것이 바로 상상력, 관찰력, 통찰력이다. 구글 시대에서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요소들이다. 이 세가지 요소가 아우러질 때 색다른 성취를 이룰 수 있다.

그런데, 지어낸 허구 이야기를 읽으며 남의 인생을 들여다봐서 무엇을 얻겠는가, 두려움을 느껴서 무엇 하겠는가, 마음이 짜릿해진다고 무엇이 변하겠는가라고 반문할 수 있다

과학 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에 발표된 자료에서 이런 질문에 소설을 읽는 사람의 사회적 추론, 심리 인식 능력이 읽지 않는 사람보다 훨씬 뛰어나다. 나아가, 소설 주인공과의 감정이입을 통해 자신의 감정뿐만 아니라 성격 변화도 경험한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경제학자 장하준 교수는 소설의 영향을 이렇게 피력했다

나는 경제학이 소설에서 배울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소설은 현실과 전혀 다른 기술과 제도, 그리고 개인을 설정하여 대체 현실을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탁월한 방법이기 때문이다소설이 제시하는 대체 현실을 통해 우리가 당연시 여기는 현실을 되돌아보고 비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다양한 모습과 부류의 사람을 접하게 된다. 세상 모든 종류의 사람을 직접 만나 그들의 삶을 체험하고 이해할 수 없지만, 소설은 대체 현실이라는 세팅을 통해 인간의 본 모습을 간접적으로 만나게 주선한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인간의 상황, 즉 인간의 불완전, 예측불허, 자유의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커리어 계발과 성취에 제약이 따를 것이다. 소설은 사회, 정치, 경제, 교육 등 인간의 모든 분야에서 혼돈, 불투명, 불확실이 주도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 와중에 대체 현실을 상상하고 관찰과 통찰을 동원하는 사람에 의해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소설은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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