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정
시인(서북미 문인협회 회원)
친구
너는
내
망각의 주머니 속 감성을
꺼내는
마술사다.
너는
내
삶 켜켜이 쌓인 먼지 털어내는
영혼의
메신저다.
너는
그리움으로
늘어진 긴 겨울밤
날갯짓하며
사뿐히
나를
덮어주는 솜이불이다.
<해설>
이민의
삶은 정든 친구를 떠나 와 사는 고독한 삶이다.
이국에 와서야 친구의 가치를 진정으로 깨닫는다. 친구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머리보다는 가슴의, 이성보다는
감성의 동반자이다.
이 작품 속에서 작가는 그의 친구를 “감성”의 “마술사” “영혼의 메신저” “겨울밤”의
“솜이불”로 형상화하여 그 귀중한 가치성을 표출시킨다.
그는 공간을 초월하여 그의 친구와의 정신적 유대를
지속함으로써 이민의 고적한 삶을 극복한다. 그는 매우 낯선 이미지들로 신선한 표현미를 구축하고 예술적
미학을 확보하여 수준 높은 시적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