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도니 친 IDEC 소장, 새벽에 총격 받고 사망
45년간 커뮤니티 봉사한 유명인사
시애틀 차이나타운의 ‘영웅’으로
불렸던 도널드 도니 친(59ㆍ사진)씨가 뜻밖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차이나타운을 포함한 시애틀지역 중국 커뮤니티는 물론 제이 인슬리 워싱턴주지사까지 성명을 내는
등 그의 희생을 애도하는 물결이 넘치고 있다.
지난 23일 새벽 3시께
차이나타운 8가와 사우스 레인 교차로 지점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차 안에서 총에 맞아 신음하는 남성을 하버뷰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으나 곧바로 숨을 거뒀다.
신원 확인에
나선 경찰은 그가 바로 국제지구 비상센터(International District Emergency
Center)의 친 소장임을 밝혀냈다.
시애틀 차이나타운의 4대에 걸친 선물가게 집안에서 태어난 친씨는 10대 중반이었던 중학생 시절부터 차이나타운의 ‘파수꾼’ 봉사를 시작했다.
당시 언어장벽으로 911신고를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많았고 긴급 사항이 발생해도 앰뷸런스가 쉽게 오지 않아 불편이 크자 자신이 직접
무전기를 구입한 뒤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곧바로 달려갔다.
친 씨는 그 후 비영리단체인 IDEC라를 결성했고, 24시간 무전기를 들고 다니며 타운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 현장은 물론 도움이 필요한 곳에 달려갔다.
카키색의 유니폼을
입은 친씨는 늘 경찰관과 소방관이 출동하기 전에 먼저 사건, 사고 현장에 도착해 구조와 구호활동에 나서기
일쑤여서 차이나타운 사람들은 그를 ‘슈퍼 히어로’또는 ‘구세주’로 부를 정도였다.
경찰은 이날도 친 씨가 누군가로부터 차이나타운에서 언쟁이나 싸움 등 사건이 터졌다는 연락을 받고 출동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애틀 경찰 관계자는 “범인이 친씨를 표적으로 삼은 것 같지는
않고 차 안에 있던 그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애틀시 관내에서 총기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시애틀 중국 커뮤니티의 유력 인사가 희생되는 일까지 벌어지자 23일 밤 차이나타운에서는 시애틀 경찰과 소방관, 시의원,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커뮤니티 대책 모임이 열렸다.
평소 그를 잘 알고 있는 영자신문 노스 웨스트 아시안위클리의 아순타 응 사장은 “도널드가 없는 차이나타운은 생각할 수도 없다”며 “우리는 진정한 영웅을 잃었고 앞으로 IDEC가 생존해나갈지
걱정”이라고 슬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