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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이경자] 새벽 기도



이경자 시인(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회원)


새벽 기도


천길 마음속에 숨어 사는
털이 보송보송한 양 한 마리
성전에서 만나를 먹으면
꼬리가 아래로 수그러지고
세상 밖에 나오면 치켜드는 꼬리
 
나무가 우거진 숲 속
흐르는 계곡 물에
파란 하늘이 들여다 본다
나뭇잎 비집고 쏟아지는 햇살에
업혀있는 무화과를 보아라
 
발아래 풀잎에
반짝이는 묵주 같은 구슬들
성모송 찬양한다
 
딸아,
새벽에 일어나서
무화과를 먹어라
메아리처럼 다가오는
당신의 음성.
 
 
<해설>

이 작품 속에서 화자는 자신의 몸 속 깊은 곳에 살고 있는 양으로 형상화하고 성전의 양과 세상의 양인 이중적 정체로 구분하여 그려 보인다

여기서 “꼬리”의 이미지는 화자의 육신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성속(聖俗)의 갈등을 품고 산책하던 그는 산속 계곡물에 하늘과 햇살을 만나고 동시에 “무화과”를 볼 수 있으므로 하여 문제에서 해결의 가능성을 밝힌다

3연에서 그는 구슬 같은 이슬을 머리 위에 이고 있는 풀잎을 묵주를 들고 성모송을 찬양하는 자신의 형상과 일치시켜 깊은 성심을 투사시킨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그의 새벽기도의 응답인 “새벽에 일어나서/무화과를 먹어라”라는 성모 혹은 절대자인 신의 음성을 들음으로써 구원의 주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작가는 자신의 내적 갈등을 산속 새벽기도를 통하여 해결 받는 신앙적 고백 시로 구원의 모티브를 독자들에게 적절히 교화시키고 있어 시적 위의를 견고하게 구축하고 있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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